틀니, 식사후 바로 빼서 세척… 하루 1번 전용 세정제로 살균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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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6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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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대한치과보철학회 ‘톡투 노인틀니관리’ 좌담회

동아일보는 19일 서울 종로구 동아미디어센터에서 대한치과보철학회와 함께 ‘올바른 틀니관리를 위한 인식 개선 방안’을 주제로 ‘톡투 노인틀니관리’ 좌담회를 열었다. 왼쪽부터 본보 이진한 정책사회부 차장, 곽재영 부회장, 권긍록 차기 회장, 김선재 학술이사, 김지환 보험이사.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동아일보는 19일 서울 종로구 동아미디어센터에서 대한치과보철학회와 함께 ‘올바른 틀니관리를 위한 인식 개선 방안’을 주제로 ‘톡투 노인틀니관리’ 좌담회를 열었다. 왼쪽부터 본보 이진한 정책사회부 차장, 곽재영 부회장, 권긍록 차기 회장, 김선재 학술이사, 김지환 보험이사.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우리 사회가 빠르게 고령화에 접어들면서 틀니 사용자도 증가하고 있다. 국내 틀니 사용인구는 약 600만 명. 65세 이상 노인 2명 중 1명은 틀니를 사용하고 있다. 지난해 7월 틀니보험적용 확대 정책이 시행되면서 틀니 사용자는 더욱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틀니는 나이가 들면서 소실된 자연치아의 기능을 대신한다. 하지만 틀니의 중요한 역할에 비해 사용자의 유지관리는 소홀한 편이다. 잘못된 틀니관리는 구강 내 세균 번식으로 인해 염증 등 구강 관련 질환을 유발할 뿐만 아니라 심한 경우 폐렴, 당뇨병 등과 같은 전신질환에도 영향을 끼친다.

이에 동아일보는 19일 서울 종로구 동아미디어센터에서 대한치과보철학회와 함께 ‘올바른 틀니관리를 위한 인식 개선 방안’을 주제로 ‘톡투 노인틀니관리’ 좌담회를 열었다. 4월 톡투암 토크콘서트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톡투 노인틀니관리엔 권긍록 대한치과보철학회 차기 회장, 곽재영 부회장, 김선재 학술이사, 김지환 보험이사 등이 함께 참여했다. 진행은 본보의 이진한 정책사회부 차장(의사)이 맡았다.

―국내 고령화 인구가 많아지면서 노인구강건강의 중요성도 부각되고 있다.

▽권긍록 차기 회장=고령화가 진전될수록 단순히 오래 사는 것이 아닌 건강한 노후와 삶의 질 향상이 중요해지고 있다. 건강한 노후를 위해서는 전신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음식 섭취와 영양분 공급이 필수적인데 이를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구강건강의 확립과 유지·관리가 중요하다.

국내 한 조사에 따르면 연령별 잔존치아 수는 50대 24.7개, 60대 22.5개, 70대 17.2개로 70대의 경우 10개 이상 치아를 상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년기에 이가 줄면 그만큼 씹는 기능이 떨어지면서 음식 섭취가 어려워진다. 결국 영양 섭취가 부족해지고 체력 감소, 만성질환과 전신질환 등으로 이어진다. 특히 씹는 기능이 떨어지면 구강안면의 감각운동을 감소시키고 결과적으로 전반적인 인지 저하를 초래할 수 있다. 틀니를 사용하면 저작 능력이 자연치아의 6분의 1 정도로 회복된다.

▽곽재영 부회장=치아의 씹는 기능은 치매와도 연관이 있다. 한 연구결과 씹는 기능이 제대로 회복되지 않은 사람들은 씹는 기능이 활발한 사람들에 비해 경도인지 장애(치매 전 단계) 빈도가 1.7배 높았다. 이는 치아의 씹는 운동이 뇌의 기능을 향상시키기 때문이다.

틀니는 상실된 치아를 대체하는 인공 치아로 끼웠다 뺐다 할 수 있는 모든 형태의 의치를 일컫는다. 일본의 한 논문에는 치아가 손실된 노인이 틀니를 사용하더라도 틀니가 입 안에서 잘 맞는지 등의 고정력이 치매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본인과 잘 맞는 틀니를 사용하면 씹는 기능이 향상되고 이는 결과적으로 영양 공급이 잘 돼 치매를 비롯한 전신질환 위험을 낮출 수 있다.

―국내 환자의 틀니 관리 실태와 구강질환 위험성에 대해 자세히 이야기해 달라.

▽곽 부회장=틀니 사용자 10명 중 7명은 구취, 염증, 출혈 등 의치성 구내염을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중 약 65%는 치약(30.6%), 흐르는 물(24.5%) 등으로 틀니를 세정하고 있었다.

의치성 구내염은 염증 부위가 따갑고 화끈거려 식사조차 하기 힘들 정도로 통증이 심한 구강 질환이다. 발생 시 음식 섭취 불편함에 따른 영양 불균형으로 이어질 수 있다.

틀니가 잇몸에 잘 고정되지 않고 들썩거려도 의치성 구내염이 발생할 수 있다. 틀니가 흔들리면서 잇몸에 상처를 내어 염증이 생길 수 있고 잇몸과 틀니 틈새에 낀 음식물이 원인이 돼 염증이 발생되기도 한다. 틀니와 잇몸 사이의 음식물 끼임은 틀니 사용자가 느끼는 가장 대표적인 불편함 중 하나이다. 특히 부분 틀니 사용자가 전체 틀니 사용자보다 의치성 구내염 주요 원인균 중 하나인 칸디다 알비칸스균을 가질 가능성이 더 높다.

틀니를 끼고 잠을 자는 습관은 전신질환 위험성을 높인다. 일본의 니혼대 치과학연구소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틀니를 낀 채 잠을 자면 폐렴 위험률이 2.3배 높아진다는 보고가 있다. 수면 중에는 침 분비가 줄어 구강 내 세균이 증가하는데 이때 틀니를 끼고 있으면 혀와 틀니에 더 많은 플라크가 끼게 된다. 잇몸 염증을 비롯한 치주염 등 구강질환 위험도 높아진다. 치주질환은 당뇨병을 약화시킬 수 있다.

―틀니를 끼는 환자 중에는 틀니 사용에 불편을 느끼는 사람도 적지 않다.

▽권 차기회장=틀니 사용자가 느끼는 가장 큰 불편은 이물감이다. 틀니를 환자에게 잘 맞춰 사용하려면 틀니 제작 후 이물감 극복이 중요하다.

틀니를 사용한 뒤 음식 맛을 느끼기 어렵다는 사용자도 다수 있다. 이유는 치조골 주변에 밀집된 미각을 느끼는 세포가 줄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틀니가 필요한 이유는 씹는 능력을 보완해 영양을 공급하고 2차 질병을 예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곽 부회장=잘 맞는 틀니를 사용하면 남은 자연 치아에도 도움이 된다. 하지만 본인에게 잘 맞지 않는 틀니는 치조골 흡수를 빠르게 만든다. 또 잘 맞지 않는 틀니는 입 속에 상처를 내어 염증성 세균을 발생시키고 치주염이나 잇몸 염증을 유발한다. 이 염증이 혈관을 타고 들어가 혈관 문제를 일으킬 수도 있다.

본인에게 잘 맞는 틀니로 건강하게 사용하려면 병원 검진과 자가 관리가 중요하다. 특히 3·6·1 검진 관리가 중요하다. 즉 틀니 사용 초기 3개월을 놓치지 말고 치과를 찾아 틀니 상태를 점검하고 이후에는 6개월에 1번씩 검진을 통해 적응하는 작업을 거쳐야 한다. 틀니에 적응한 이후에도 1년에 1번은 틀니가 안정적으로 고정되고 있는지, 잇몸 등 구강 건강 상태를 체크해야 한다.

―틀니를 제대로 관리하는 방법이 있나.

▽곽 부회장=틀니 사용의 목적은 씹는 기능회복 외에도 남은 자연치아를 보호하는 기능도 있다. 따라서 틀니를 사용하더라고 발생할 수 있는 치조골 손실을 감안해 주기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틀니가 제대로 관리되지 않으면 치주질환과 전신건강에 많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틀니 위생 문제로 생기는 세균 역시 치주질환 세균과 같다. 최근 국내 요양병원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에 따르면 틀니를 포함해 구강 위생을 관리한 노인에 비해 방치한 노인에서 폐렴 발생 빈도가 50% 이상 높게 나타났다.

▽김선재 학술이사=개인 틀니 위생관리에서 중요한 것은 세척과 세정이다. 틀니도 자연 치아처럼 식사 후 바로 빼서 틀니 전용 칫솔질로 세척해야 한다. 흐르는 물에 헹구는 것만으로는 플라크가 제거되지 않는다.

일반 치약 사용은 금해야 한다. 틀니는 자연치아보다 약한 레진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치약 연마제가 틀니 표면에 상처를 내고 그 틈새로 세균이 유발·번식될 수 있다. 따라서 틀니를 세척할 때는 연마제가 없는 주방세제를 칫솔에 짜서 닦아야 한다.

세척을 하더라도 틀니 세정은 따로 해야 한다. 틀니 세정은 하루 1번, 전용 세정제에 넣어 보관하는 것이 좋다. 세척 뒤 전용 세정제로 세정하면 구취와 의치성 구내염 유발 세균을 살균·소독할 수 있다. 보통 잠자는 동안 세정제를 넣은 물에 틀니를 담가 보관하면 되는데 이는 틀니의 건조·변형을 방지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요양병원 환자들과 같이 거동이 불편하거나 치매 노인 등 직접 관리가 어려운 경우엔 고정성 틀니보다는 끼고 뺄 수 있는 가철성 틀니를 사용해 관리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잠잘 때 틀니를 빼는 습관도 중요하다. 틀니를 빼지 않으면 잇몸이 눌려 혈액순환이 안 될 수 있다. 세포가 회복될 수 있도록 틀니를 빼서 잇몸에 휴식을 줘야 한다. 잠잘 때는 침 분비가 줄어 구강 내 세균이 증가하는데 이때 틀니를 끼고 있으면 혀와 틀니에 더 많은 세균이 번식하게 된다. 수면 시 이물림 현상이나 부정교합 상태인 경우 잇몸 손상의 원인이 될 수 있다. 하루 평균 치아가 서로 맞물리는 시간은 약 10분 정도인데 8시간 정도의 수면 시간 동안 틀니를 낀 채 이를 물고 자면 잇몸 손상 등 다양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권 차기회장=틀니는 보철전문의에게 진단·제작하는 것이 본인에게 잘 맞는 틀니를 사용할 수 있고 이후 틀니 관리에도 도움이 된다.



―틀니 보험 적용이 확대된 후에 사후 관리에 대한 관심과 환자 교육의 필요성도 대두되고 있다.

▽김 학술이사=틀니는 삶의 질과도 연관이 깊다. 치아의 유무는 감정적 상실감 등 심리적인 부분에도 영향을 주고 이는 사회성과도 연관된다. 실제로 치아가 많은 노인은 대인관계가 활발하다.

2012년 틀니 사용자를 대상으로 ‘틀니 유무와 종류에 따른 삶의 질’을 지표로 측정·분석한 결과 틀니를 장착하고 있는 사람이 틀니를 필요로 하는 사람에 비해 삶의 질이 낮았다. 이는 현재 사용하고 있는 틀니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잘 맞지 않는 틀니를 장착하고 있는 사람이 많다는 것이다. 틀니 제작과 관리에 더욱 신경 써야 한다는 점을 시사한다.

▽김지환 보험이사=평균 수명의 증가로 틀니는 씹는 기능 회복, 원활한 영양 공급을 위해 일생에 한 번은 짧게라도 틀니를 사용하게 된다. 따라서 틀니 사용과 관리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 본인에게 맞는 틀니와 관리법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대한치과보철학회는 틀니 제작을 표준화해 관리하고 일반 틀니 사용자들이 편안하고 올바르게 사용 할 수 있도록 다양하게 노력하고 있다. 7월 1일 ‘틀니의 날’을 지정해 다양한 교육과 미디어 활동, 봉사활동을 진행하는 것도 이와 같은 취지이다.

틀니는 보험이 적용되기 때문에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틀니 제작뿐만 아니라 금속 파손 등 치료에도 보험이 적용된다. 7년마다 새로운 틀니로 교체도 가능하다.

잘 맞는 틀니는 씹는 기능, 영양 관리, 2차 전신질환 예방, 심리적인 부분 등 다양한 부분에 도움이 되는 만큼 꼭 보철전문의를 통해 틀니를 제작하고 꼼꼼한 사후관리도 이뤄져야 한다.

▽권 차기회장=대한치과보철학회는 지속적인 교육을 통해 모든 치과의사가 환자에게 맞는 틀니를 제작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다.


올바른 틀니 사용 Tip

1. 새 틀니는 적응 과정이 필요하다. 사용 초기 보통 3번 정도 병원을 찾아 검진을 받는다.
2. 처음 틀니를 사용할 때는 부드러운 것 부터 시작해서 단단한 음식까지 씹도록 해본다.
3. 딱딱하거나 끈적한 음식은 피하거나 잘게 잘라서 식사하면 도움이 된다.
4. 입을 크게 벌리지 않고 식사하는 것이 좋다.
5. 발음은 보통 6주 내에 자연적으로 적응되는데 신문 등을 소리 내어 읽으면 도움이 된다.
6. 틀니는 입 냄새의 원인이 될 수 있으므로 항상 깨끗하게 관리한다.
7. 틀니는 떨어뜨리면 깨질 우려가 있으므로 물이 담긴 세면대에서 세척한다.
8. 틀니가 분실되지 않도록 전용 용기에 담아서 보관한다.
9. 틀니가 잘 맞지 않고 불편하더라도 직접 조정해서는 안 된다. 틀니가 변형될 수 있기 때문이다.

틀니 자가 진단 체크리스트 V

□ 잇몸에 욱신대는 통증이 있다.
□ 음식을 씹을 때 불편하다.
□ 틀니 표면의 색이 변했다.
□ 틀니가 깨지거나 금이 가는 등 균열이 있다.
□ 입 냄새가 심하다.

이런 증상이 하나라도 있다면 치과 검진을 받으세요.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헬스동아#건강#의료#노인구강건강#노인 틀니#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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