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열에 두통… 여름감기인 줄 알았더니 뇌수막염!

  • 동아일보

대부분 바이러스성으로, 7∼10일이면 완전히 회복
세균성의 경우 치사율 최고 15%

세균성 뇌수막염은 초기에 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으면 급속히 악화돼 사
망에 이르기도 하는 등 매우 위험하다. 다행히 국가 필수 예방접종을 통해 어느 정도 예방이 가능하니 정해진 시기에 반드시 뇌수막염 백신을 접종해야 한다. 동아일보DB
세균성 뇌수막염은 초기에 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으면 급속히 악화돼 사 망에 이르기도 하는 등 매우 위험하다. 다행히 국가 필수 예방접종을 통해 어느 정도 예방이 가능하니 정해진 시기에 반드시 뇌수막염 백신을 접종해야 한다. 동아일보DB
초등학교 1학년인 김민호 군(7)은 얼마 전부터 열이 38도 이상 올라가면서 머리가 심하게 아팠다. 부모는 단순히 감기라고 생각해 약을 먹였지만 3일이 지나도 좋아지지 않아 병원을 찾았다. 의사는 김 군의 허리 척추에서 척수액을 추출해 검사한 후 “다행히 세균성이 아닌 바이러스성 뇌수막염인데 증상이 심하니 입원해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했다.

○ 여름철 감기로 오인하기 쉬운 뇌수막염


뇌수막염은 뇌와 척수를 둘러싸고 있는 뇌수막에 염증이 생기는 증세다. 기온이 높은 5월에서 8월까지 많이 발생해 여름 감기로 오인하기 쉽다. 주로 고열과 극심한 두통, 목이 뻣뻣해지고, 속이 울렁거리면서 구토를 하는 증상 등이 나타난다.

뇌수막염은 발생 원인에 따라 바이러스성과 세균성으로 나뉜다. 바이러스성 뇌수막염은 바이러스가 뇌척수액으로 침투해 염증을 일으킨 것으로, 전체 뇌수막염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대부분 7∼10일이면 완전히 회복된다.

하지만 문제는 전체 뇌수막염의 10% 정도를 차지하는 세균성 뇌수막염에 있다. 폐렴구균, 헤모필루스 인플루엔자, 수막구균, 대장균 등 세균이 염증을 일으키는 것으로 초기에 적절한 항생제 치료를 받지 않으면 급속히 악화돼 사망할 수도 있다. 실제로 치사율이 10∼15%나 되고, 생존자 중 15%는 다양한 신경학적 후유증이 남을 수 있다.

뇌수막염 증상이 나타날 때 즉시 병원에 가서 뇌척수액 검사 등을 받아야 하는 것도 바이러스성과 세균성을 감별하기 위해서다. 다행히 세균성 뇌수막염은 국가 필수 예방접종을 통해 어느 정도 예방할 수 있다.

○ 개인위생에 각별히 신경 써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2년 기준 바이러스성 뇌수막염 진료 인원 2명 중 1명(54.5%·8976명)은 9세 이하의 아동이고 10∼19세도 20.2%(3334명)나 차지했다. 어릴수록 면역력이 약한 데다 어린이집, 유치원, 학교 등에서 단체생활을 하기 때문에 전염되기 쉽다. 실제로 바이러스성 뇌수막염은 침과 가래, 콧물, 대변 등을 통해 전염된다. 하지만 20대와 30대에서도 매해 각각 1000명 이상의 환자가 발생한다. 과로와 스트레스에 여름철 무더위가 겹치면서 면역력이 약해지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뇌수막염 예방을 위해선 손과 발을 자주 씻고 귀가 후 양치질을 하는 등 개인위생에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한다.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학교 등에서 개인위생 교육을 강화하고 공용물품이나 실내를 자주 청소해 줘야 한다. 음식은 완전히 익혀 먹는 게 좋다.
 
이지은 기자 smil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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