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alth&Beauty]전이성 유방암 치료제 혜택 확대돼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0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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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방암 재발 치료

정준 연세대 강남세브란스병원 유방외과 교수
정준

연세대 강남세브란스병원 유방외과 교수
10월은 유방암 인식의 달이다. 유방암은 전 세계 여성에게 가장 많이 발생하는 암으로 국내 여성암 중 14.8%를 차지하고 있다. 2012년에는 1만7792명의 유방암 환자가 발생했다. 유방암은 핑크리본 캠페인 등을 통해 조기진단에 대한 인식이 비교적 잘 형성돼 있다. 5년 생존율이 91.3%에 이르러 비교적 온순한 암의 상징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유방암은 5년 생존 이후에도 재발 방지 관리와 치료가 필요한 암이다. 이에 보통 완치의 기준인 5년 생존율이 아닌 10년 생존율을 봐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다른 암에 비해 유병 기간이 길고, 암세포의 성장 속도가 느려 10년이 지나 재발 또는 전이되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환자 중 약 3분의 1에서 재발하는데, 이 중 5년 이후에 재발하는 경우가 다른 암에 비해 유달리 높다. 따라서 유방암은 수술이 성공적이었고, 5년 동안 잘 유지가 됐더라도 평생 재발 관리를 해야 한다.

그렇다면 재발이나 전이된 유방암 환자의 치료 현황은 어떨까. 일단 재발과 전이성 암에 대한 치료는 제약이 많고 어렵다. 유방암 역시 환자의 재발 유형과 치료를 받았던 이력에 따라서 치료법을 선택하는 데 제약이 따른다. 예후도 좋지 않다.

예를 들어 처음 유방암 치료 시에 수술, 방사선, 항암 요법을 모두 받았다면 재발 치료에서는 치료 선택의 폭이 좁아진다. HER2 유전자(세포의 생산에 관여하는 유전자 단백질로 필요 이상으로 존재하면 유방암이 재발하거나 전이될 가능성이 높아짐)의 음성, 양성 여부도 개선된 치료제 선택에 장애 요인이다. 우리나라 유방암 환자 5명 중 4명은 HER2 음성이다.

답답한 현실 속에서 최근 환자의 치료 의지를 진작시킬 수 있는 희소식이 들려왔다. 대표적인 HER2 음성인 전이성 유방암에 대한 치료제인 ‘할라벤’(에리불린 메실산염)이 2차 치료제로 확대된 것이다. 할라벤은 적은 부작용과 생존 기간 연장 효과가 입증된 단일 화학요법으로 그간 3차 치료제로 사용됐다.

HER2 양성 유방암 환자를 위한 표적항암제가 존재하고 있었던 반면 HER2 음성 환자를 위한 치료 선택 및 보험 혜택은 부족한 상황이었다. 개선된 치료제의 개발과 치료 혜택 확대는 환자에게 절대적인 사안이다. 독성이 강한 항암제 치료의 고통과 보험이 되지 않아 지나친 경제적 부담에서 해방돼 본인의 치료에만 전념할 수 있는 길을 만들어 준다.

현재 전이성 유방암의 치료 목표는 완치가 아닌 생명 연장이다. 효과와 안전성이 입증된 치료제를 통해 보다 나은 삶의 질을 유지하는 것이 전이성 유방암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할라벤과 같이 개선된 치료제들이 속속 출시되기를 기대한다.

이를 통해 환자의 치료 극복 의지과 더불어 ‘전이성 유방암은 치료가 가능한 질환’인 것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임하길 바란다. 의료진 역시 적극적인 자세로 환자 치료에 임한다면 머지않아 전이성 유방암도 극복 가능한 질환이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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