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저널 ‘네이처’의 캠벨 편집장 “논문에서 조작-표절 드러나면… 저자의 동의 없어도 강제 삭제”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4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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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女과학자 ‘만능세포’ 논문 조작 파문 새 국면
네이처에 투고되는 논문 年 1만건… 25명이 검토하지만 허점 생길수도

날조 의혹에 휩싸인 일본의 ‘STAP(자극야기 다능성 획득) 세포’ 논문을 게재한 영국의 과학저널 ‘네이처’ 측이 논문을 자체 철회할 가능성을 처음으로 내비쳤다.

필립 캠벨 네이처 최고편집장(사진)은 9일 대전 기초과학연구원(IBS)에서 가진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STAP 세포와 관련해 아직 최종 결론이 내려지지 않은 만큼 네이처의 공식 입장을 밝히긴 어렵다”면서도 “(조작이나 표절 등으로) 가치가 없다고 판단되는 논문은 저자 동의 없이 네이처가 자체적으로 철회하기도 한다”고 밝혔다. 논문 저자인 오보카타 하루코(小保方晴子·30) 이화학연구소 연구주임이 끝까지 논문을 철회하지 않을 경우 네이처가 직접 논문을 철회할 가능성을 우회적으로 밝힌 셈이다.

그는 네이처 등 ‘네이처 미디어그룹’이 발행하는 27개 저널을 관장하는 최고편집장으로 논문 게재나 철회 등을 최종 결정한다. 캠벨 편집장은 “논문 저자의 의사와 관계없이 네이처가 자체적으로 삭제한 논문은 지금까지 2편”이라고 덧붙였다.

과학논문 한 편이 저널에 실리기 위해서는 ‘피어 리뷰(과학자에게 의견을 물어 논문의 가치를 결정하는 과정)’라는 절차를 반드시 밟아야 한다. 이 과정에서 실험 데이터 조작이나 사진 중복 게재 등 논문의 오류가 일차적으로 걸러진다. 캠벨 편집장은 “네이처에 투고되는 논문은 연간 1만 건이 넘는다”면서 “전문성을 갖춘 편집자 25명이 꼼꼼히 검토하지만 허점이 생길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유독 줄기세포 분야에서 논문 조작 의혹이 자주 불거진다는 지적에는 “황우석 전 서울대 교수의 논문 조작 사건의 영향이 워낙 커 그런 인상을 줄 뿐이며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대전=전승민 동아사이언스기자 uneasy75@donga.com
#네이처#STAP#일본#만능세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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