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청이 심한 노인은 치매의 위험도 높다. 하루빨리 전문의를 찾아 청력검사를 받고 적절한 보청기를 착용하는 게 좋다. 김성근이비인후과 제공
정모 씨(74)는 얼마 전 서울 서초구에 있는 김성근이비인후과를 찾았다. 그는 3년 전에 다른 병원에서 양쪽 귀에 ‘귓속형 보청기’를 처방받은 뒤 착용하고 있었다. 그러나 매일 보청기를 끼는 게 불편하다고 느꼈다. 게다가 오른쪽의 보청기는 소리가 울리는 느낌이 났다.
김성근 원장이 청력검사를 해보니 정 씨의 오른쪽 청력은 이미 상실된 상태였다. 정 씨는 “한 달 전부터 귀가 먹먹하다는 걸 느꼈다”며 “보청기를 구입한 곳에서 보청기를 조절해봤지만 별로 좋아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 원장이 정밀검사를 실시했다. 정 씨의 오른쪽 귀에서 대략 한 달 전에 정 씨의 ‘돌발성 난청’이 발병한 것으로 진단됐다. 정 씨는 약물치료를 받기 시작했다.
돌발성 난청은 일단 발병하면 최대한 빨리 치료를 받아야 한다. 정 씨의 경우 보청기 조절에만 의존하다가 치료시기를 놓쳐 약물치료의 효과가 제대로 나타나지 않았다.
이런 환자에겐 대체로 귀걸이 형태의 보청기가 적합하다. 정 씨는 보청기를 새로 갈아 낀 뒤 그동안 느꼈던 불편함을 해소할 수 있었다.
난청은 65세 이상 노인 4명 중 1명이 호소할 정도로 흔한 질병이다. 미국 존스홉킨스의대와 국립노화연구소에 따르면 난청이 심한 노인일수록 치매에 걸릴 위험이 높아진다. 난청으로 인한 소외감과 고립감이 노인성 우울증으로 번지는 것이다.
많은 사람이 난청이 있을 때 어디서 어떤 보청기를 구입해야 할지 고민한다. 보청기는 한 번 사고 끝나는 게 아니라 청력과 귀를 관리하기 위한 첫걸음이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난청이 생겼다면 조기에 전문의를 찾아 정확히 진단받고, 보청기가 필요한 경우 적절하게 처방을 받아야 한다. 보청기를 착용한 뒤에도 주기적인 청력검사와 보청기 조절을 병행해야 한다. 치료가 필요할 경우에는 즉시 이비인후과를 찾아야 한다.
보청기를 구매할 때 가장 염두에 둬야 할 점은 얼마나 저렴한지, 비싼지가 아니다. 청력은 한 번 떨어지면 다시 회복되기 어려운 만큼 귀를 잘 관리해주는 보청기를 골라야 한다.
적절한 보청기를 착용한다 해도 귀 관리를 위한 시스템을 갖추는 게 중요하다. 귀 질환이 생기거나 청력이 변화할 때 빠른 조치를 취할 수 있는 전문의가 필요하다.
청력 모니터링을 할 수 있는 청각사, 환자의 마음을 헤아리는 상담사도 중요하다. 김 원장은 “정 씨가 이런 시스템을 갖춘 곳에서 관리를 받았다면 오른쪽 청력을 상실하진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시중에는 저가형 보청기가 많이 나와 경제적인 어려움이 있는 사람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보청기를 구매한 뒤 적절한 사후관리를 받지 못해 사용을 포기하고, 보청기에 대해 부정적인 고정관념을 갖는 사람도 많다. 이비인후과를 방문해 청력검사를 정확히 받고, 보청기의 효과를 제대로 확인해 보는 게 중요하다. www.ent24.co.kr, 02-3482-3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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