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키아 너마저... " 노키아 안드로이드폰 개발,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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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2월 4일 13시 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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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소프트(이하 MS)와 함께 윈도폰의 양대 축인 노키아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제작할 것이라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그러나 이는 섣부른 전망으로 추측된다.

지난 2일 미국의 경제지 '비즈니스인사이더'는 "노키아가 리눅스를 다룰 수 있는 개발자를 모집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리눅스는 안드로이드의 근간이 되는 운영체제다.
이를 근거로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윈도폰의 저조한 성적에 실망한 노키아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주목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윈도폰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아이폰에 밀려 저조한 성적을 내고 있다. MS CEO 스티브발머는 "윈도폰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배 이상 많이 판매됐다"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판매량은 언급하지 않았다. 게다가 작년 극도로 저조했던 윈도폰의 성적을 감안하면 4배 이상 판매됐다고 해도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이나 아이폰에 대항하기에는 힘에 부친다.
미국의 IT매체 '씨넷'도 "만약 노키아가 윈도폰 전략을 실패라고 판단하면 그 대안으로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선택할 것"이라며 이러한 주장에 힘을 보탰다.


하지만 실제로 노키아의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보게 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노키아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개발하기에는 장애물이 너무 많고, 이러한 사실을 그 누구보다 노키아 자신이 가장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첫째, 이미 안드로이드스마트폰 시장은 레드오션(포화상태)이다. 삼성전자, LG전자, HTC, 소니, ZTE, 화웨이, 레노버 등 수많은 회사가 치열하게 경합 중이다. 시장이 고착화돼 다른 회사가 껴들 여지가 없다. 게다가 이 가운데 이득을 보고 있는 것은 삼성전자 하나뿐이다. 이런 상황인데 아무리 휴대폰 시절 시장을 호령하던 노키아라 해도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출시가 수익성 개선에 보탬이 될지 의문이다.
둘째, 노키아는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개발해본 경험이 전무하다. 초창기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시장은 수많은 회사가 난립했다. 하지만 살아남은 것은 운영체제 업데이트를 지속적으로 제공할 수 있고, 안드로이드를 사용자의 입맛에 맞춰 최적화할 수 있는 몇몇 회사뿐이다. 이들도 3년 넘는 시간 동안 많은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노하우를 습득했다. 설사 지금 당장 노키아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제작한다고 해도 이 회사들처럼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주무를 수 있으리라 장담할 수 없다. 소비자의 선택은 냉정하다. 시장에 3년 늦게 뛰어들었다고 해서 3년 전 수준의 업데이트 속도와 최적화를 선보인다면 그 순간 실패다.
물론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관련 개발자를 모집하고 있는 듯하다. 하지만 개발자 모집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면 많은 회사가 운영체제 업데이트 때문에 그토록 애먹지도 않았을 것이다.
셋째, 이미 노키아는 MS와 한배를 탔다. 지난 2011년, MS는 노키아가 윈도폰을 제작하는 조건으로 10억 달러(약 1조 800억 원)를 투자했다. 또한, 노키아에게 윈도폰을 제작하면서 다른 제작사들과 달리 일부 사양을 자유롭게 변경하고, 최신 윈도폰 운영체제를 제공받는 등 여러 특혜를 누렸다. 이런 상황하에서 노키아가 MS의 입김을 무시하고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제작할 수 있을리 만무하다.
게다가 노키아는 다른 곳에 한눈팔 여력도 없다. 지난 2분기 2조 200억 원의 순손실을 기록한 데 이어 3분기 1조 4,000억 원의 순손실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6분기 연속 적자 행진이다. 11월에 출시한 윈도폰 '루미아920'과 '820'의 성적에 노키아의 미래가 달렸다.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으로 재기를 도모할만한 상황이 아니다.
그렇다면 이쯤에서 의문이 하나 생긴다. 노키아는 대체 왜 리눅스 개발자를 모집한 것일까? 여러 추측이 오가고 있으나 'XDA 디벨로퍼' 등 해외 IT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노키아맵' 때문이라는 설이 탄력을 받고 있다. 노키아는 구글, 애플처럼 자체적으로 전 세계 지도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물론 국내 지도 품질은 형편없다. 여기가 서울이야, 시베리아벌판이야? 윈도8 지도논란 참조).
이 노키아맵을 안드로이드용 애플리케이션으로 개발하기 위해 리눅스 개발자를 모집하고 있다는 것이다. 추측의 시작은 '링크트인'에 올린 사소한 구인광고 하나였는데, '노키아 안드로이드스마트폰 개발설'로 와전되는 걸 보니 노키아의 절박한 상황이 눈에 보이는 듯하다.
글 / IT동아 강일용(zer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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