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화성 분화구 내부 탐사로봇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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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7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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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식 한양대 교수팀, 2030년 목표 첨단기능 개발중

이태식 교수팀이 만든 로버 ‘어터(ERTER)’의 모습. 몸체 앞부분과 뒷부분이 분리되며 30도 이상 경사진 곳도 무리 없이 오르내릴 수 있게 설계했다. 이태식 한양대 교수 제공
이태식 교수팀이 만든 로버 ‘어터(ERTER)’의 모습. 몸체 앞부분과 뒷부분이 분리되며 30도 이상 경사진 곳도 무리 없이 오르내릴 수 있게 설계했다. 이태식 한양대 교수 제공
2030년 8월, 로봇 하나가 화성 분화구 밑으로 내려간다. 몸체를 자유롭게 분리할 수 있고 바퀴가 없어도 급경사를 오르내릴 수 있다.

화성 분화구 내부를 직접 탐사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분화구 내부에서 인간이 거주할 수 있는 조건을 찾을 수 있을까.

2030년 화성에서 활약할 한국형 우주로봇의 상상도다. 우리나라는 최근 1∼2년 동안 항공우주 전문가, 로봇 전문가, 토목공학자들을 중심으로 우주로봇 개발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목표는 기존 화성 탐사 로버(행성 표면을 주행하며 탐사하는 우주로봇의 통칭)들이 하지 못했던 역할을 수행하는 로버의 개발이다. 이태식 한양대 토목공학과 교수팀은 미국 항공우주국(NASA)과 함께 화성 분화구의 내부를 탐사할 수 있는 신개념 화성탐사 로봇을 만들고 있다.

NASA의 큐리오시티는 경사도가 45도인 곳을 오르내릴 수 있지만, 경사도 30도 이하인 곳만 다니도록 제한하고 있다. 자칫 로봇이 중심을 잃으면 탐사 미션 자체가 끝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단점을 보완하고자 이 교수팀은 몸체를 2개로 분리할 수 있는 로봇을 설계했다. 뒤쪽 몸체는 분화구 위쪽에서 지면을 굴착해 단단히 지지대를 만들고(앵커링 시스템), 앞쪽 몸체를 크레인으로 매달아 분화구 아래로 내려보낸다. 견인차가 절벽에 떨어진 자동차를 끌어올리는 것과 유사하다.

이 밖에도 용암동굴을 찾아내는 ‘지면침투레이더’, 토양 입자에 포함된 수분을 물로 바꿔주는 ‘공압수송 시스템’도 실험 중이다. 이 교수는 “NASA가 진행하는 우주 로봇 대회에 적극 참여하면서 노하우를 쌓고 있다”며 “한국형 우주로봇이 가까운 미래에 우주 탐사에 큰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한국형 우주로봇 개발을 목표로 항공우주공학자, 로봇공학자 등이 모여 만든 한국우주로봇포럼은 지난 1년 동안 40km를 탐사할 수 있는 로버를 개발 중이다.

이들은 저전력 배터리 기술, 로봇의 오작동을 막는 센서 기술, 지면 1m 깊이를 탐사할 수 있는 굴착 및 원격조종 기술 등을 차례로 개발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2016년 지상시험 모델 개발을 완료하고 2021년 한국형 달 탐사 로버를 제작해 2026년 행성 탐사 미션을 수행하는 것이 주요 로드맵이다.

포럼의 핵심 멤버인 박종오 전남대 로봇연구소장은 “우리나라가 후발 주자인 만큼 미국, 유럽 등 선진국의 우주로봇과 차별화해 개발하는 게 목표”라며 “좀 더 오랫동안 넓은 거리를 탐사하는 로버 개발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과학동아 8월호에는 우리나라에서 개발 중인 로봇을 비롯해 우주탐사 로봇에 대한 상세한 소개가 실렸다.

김민수 동아사이언스 기자 minsa@donga.com
#화성 분화구#탐사로봇#이태식 교수팀#한양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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