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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IT/의학

[메디시티 대구]세계가 놀란 대구의 모발기술, 세계인이 대구로 몰려온다

입력 2012-03-27 03:00업데이트 2012-03-27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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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발이식, 산업과 관광으로 《모발이식수술에도 일정 부분 ‘자동화’가 가능할까? 지금은 뒷머리를 떼 내 모낭을 분리한 뒤 식모기로 두피에 머리카락을 심는 과정이 모두 손으로 이뤄진다. 볼펜처럼 생긴 식모기 끝의 버튼을 꾹꾹 눌러주면 머리카락(모낭)이 두피 속 5mm 깊이로 들어간다. 하지만 머지않아 자동식모기와 로봇이 이식 과정에 부분적으로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식모(植毛) 로봇’을 통한 자동화나 편리한 수술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식모기 끝부분에 작은 모터를 부착해 심을 부위에 갖다 대고 각도를 맞춘 뒤 모터작동 버튼을 누르면 더 쉽고 빠르게 심을 수 있다. 이는 기존의 식모기 기능을 향상시키는 정도지만 심는 속도를 높일 수 있어 이식 비용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 의료산업으로 발전하는 모발이식


경북대병원 모발이식센터 김문규 교수(왼쪽)가 전자업체 연구원들과 함께 개발하고 있는 자동식모기의 성능을 살펴보고 있다.
어느 부위에 얼마만큼 모발을 이식할 것인가를 정확하게 판단해 정밀한 정보를 입력해주면 해당 부위에는 로봇이 실제 이식을 할 수 있다. 상당한 지능을 가진 로봇이어야 가능하기 때문에 첨단로봇산업 발전과 연결될 수 있다. 이 로봇은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과 전자업체 등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개발 중이다.

모낭분리사들이 분리한 모낭을 식모기에 자동으로 공급하는 로봇도 가능하다. 모낭은 매우 예민해 조금이라도 손상되면 이식 후 생존율이 떨어지기 때문에 자동공급장치는 모낭분리사들이 손으로 하는 작업과 차이가 나지 않아야 할 정도로 고도의 정밀의료기기여야 한다. 이 같은 시스템이 가능하려면 현재 환자가 수술하는 동안 누워 있는 침대도 로봇이 참여하는 환경으로 바꿔야 한다. 지금은 이식수술실 풍경이 침대와 조명 정도여서 단출하지만 로봇도 일을 할 경우 꽤 복잡한 수술실이 될 것이다.

최근 모발이식센터 안에 마련한 대구의료관광안내센터. 세계 최고의 모발 연구에서 얻은 자신감에서 ’한국의료관광의 허브(중심)’라는 슬로건을 내걸었다.
모발이식의 의료산업화를 위한 첫 단계는 지난해부터 개발을 시작해 다음 달 중 실제 수술에 적용될 자동식모기이다. 식모기에 모낭을 끼우고 두피에 대면 일정한 깊이로 심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식모기를 두피에 찔러 넣는 힘 조절을 일정하게 할 수 있다. 모발이식센터 김문규 교수는 “식모 기술을 처음으로 표준화하는 데 큰 의미가 있다”며 “자동식모기를 시작으로 이식수술 전 과정에 자동화 장치나 로봇이 참여하는 첫 단추”라고 설명했다. 이런 부분적 자동화는 현재 방식의 모발이식을 편리하고 속도감 있게 하는 데 도움을 줄 뿐 모낭분리사의 일까지 대체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의료산업기기 분야의 생산 및 고용 유발에 더 큰 파급효과를 낳을 수 있다. 이식 과정 자동화는 전문로봇 개발 같은 산업화 측면뿐 아니라 어디서나 표준적인 방식으로 모발이식을 할 수 있어 환자들의 만족도를 높이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모발이식이 낳을 부가가치는 이미 10여 년 전부터 시작됐다. 김정철 교수는 2003년 3월 모발이식과 연구를 통한 산업화를 예상하고 교내 바이오 벤처기업인 ㈜트리코진을 설립했다. 이 회사는 모발이식과 관련한 부가(附加) 제품을 제조 판매하고 있다. 브랜드 이름은 ‘닥터 헤어 티티(Dr.Hair TT)’로 모발과 관련한 종합 대처(티티·토털 트리트먼트)가 목적이다. 대머리 정복이 최종 목표이지만 그때까지는 발모제와 샴푸, 제모제, 인공피부 등을 제품화하는 것이다.

대구에서 열리는 각종 국제행사에 참가한 인사들은 작은 용기에 담긴 모발 보호용 샴푸를 선물이나 기념품으로 받는 경우가 많다. 바로 트리코진 제품이다. 모발 성장을 촉진하거나 보호할 목적으로 생산되는 샴푸는 많지만 우선 ‘심리적 효과’ 측면에서 경북대병원 모발이식센터에서 개발한 샴푸라는 점에서 호소력이 높다. 모발이식과 연구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가진 센터와 기업에서 만들었다는 것이 제품에 대한 신뢰를 심어주는 것이다. 대구 약령시에서 공급하는 숙지황 천초 등 5가지 천연약재에서 뽑아낸 원료 등으로 만들어 머리카락이 가늘고 힘이 없는 사람이 사용하면 튼튼하고 건강해지는 경험을 할 수 있다.

모발이식 경쟁력에 필수적인 ‘KNU 식모기’는 국내외 특허를 얻은 뒤 현재 20개국에 수출하고 있다. 지구촌 빛나리들의 희망인 발모제가 개발될 경우 트리코진도 일약 세계적인 제약회사로 뛰어오를 가능성이 매우 높다.

최근 모발이식센터에 문을 연 대구의료관광종합안내센터에서 김범일 대구시장과 이참 한국관광공사 사장 등이 의료관광 활성화를 다짐하고 있다.
○ 의료관광 이끄는 모발이식

모발이식과 연구 분야에서 ‘세계 최고’라는 브랜드는 의료관광으로 연결되고 있다. 이 센터의 설립과정을 비롯해 다양한 부가가치 산업 등 모든 콘텐츠가 의료관광을 위한 콘텐츠라고 할 수 있다. 모발을 이식한 뒤 상쾌한 기분으로 팔공산 등지로 대구 관광을 하는 것도 좋지만 그 이전에 이 센터에서 경험하는 모든 과정이 곧 관광 자원이 될 수 있다. ‘관국지광(觀國之光)’의 줄임말인 관광의 뜻을 보면 문화유적지 같은 관광지는 관광의 일부일 뿐이다. 어디서든 두드러지게 빛나는 것을 보고 즐기고 느낄 수 있으면 훌륭한 관광자원일 수 있다. 이런 점에서 사람의 털에 관한 한 세계 최고인 대구와 경북대병원 모발이식센터는 지구촌에 빛나는 빼어난 관광 자원으로 성장하고 있다.


대구시가 최근 이 센터 안에 대구의료관광종합안내센터를 마련한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이 센터는 한국관광공사와 협력하면서 외국인 환자 유치 마케팅을 비롯해 의료관광 상품 개발 등을 담당한다. 안내센터는 방문객들에게 “여기가 세계 최고 수준의 모발이식 및 연구센터입니다”라는 설명만으로도 대구 의료관광의 높은 신뢰 위상을 보여줄 수 있다. 센터에 ‘한국의료관광의 허브(중심) 대구’라는 알림판을 건 이유도 이 같은 자신감에서 나온다. 지난해 이 센터를 찾은 관광객은 10개국 300여 명이었다. 모발이식이 필요한 경우가 아니라 일반 관광객이 대부분이었다. ‘모발이식에 관한 한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곳’이라는 브랜드를 찾아서다. 그동안 센터에서 연수한 16개국 의사 50여 명도 대구의 의료관광 브랜드를 키우는 거름이 될 수 있다.

대구시는 의료관광 활성화를 위해 지난해 사단법인으로 대구의료관광발전협의회(회장 박경동·효성병원장)를 출범시키는 한편 경북대 영남대 계명대 대구가톨릭대 대구한의대 병원 등 23개 병의원을 의료관광을 이끌 선도의료기관으로 지정했다. 의료관광발전협의회 사무실도 모발이식센터 안에 있다. 앞으로 이식센터와 함께 모발연구센터가 설립되면 이곳은 대구의료관광의 기둥으로 발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구시는 2009년 4월 ‘메디시티(의료도시) 대구’를 선포하고 그해 8월 첨단의료복합산업단지를 유치한 이후 한 걸음씩 뚜벅뚜벅 정상을 향해 가고 있다. 최운백 대구시 첨단의료산업국장은 “의료 산업과 관광 경쟁력 향상을 위해 수도권을 비롯한 많은 지자체뿐 아니라 국제적으로도 선의의 경쟁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대구의 모발 이식 및 연구가 대구 브랜드를 튼튼하게 ‘심는’ 선도자 역할을 하도록 모든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 김연창 대구시 경제부시장,국제 경쟁력 선봉 ‘대구 모발이식’ 딱 부러지는 글로벌 브랜드로… ▼



“우리끼리가 아니라 밖에서 인정해주는 세계적 경쟁력이 한 분야라도 있느냐 없느냐가 핵심입니다.” 김연창 대구시 경제부시장(55·사진)은 26일 “글로벌 글로벌 하지만 진짜 글로벌 경쟁력이 있느냐고 물으면 뭘 내놓을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불 속에서 자화자찬하며 만세 부르는 우물 안 개구리로는 글로벌은커녕 국내 경쟁력도 갖출 수 없다는 것이다.

“글로벌 기업인 일본 소프트뱅크 손정의 대표는 ‘세계 최고가 되고 싶다면 작은 분야에서 1등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정도(正道)라고 봅니다. 듣기 좋은 말잔치가 아니라 한 부분에서도 정말 세계 어디에서도 당당하게 최고로 인정받을 수 있다면 이는 다른 분야의 국제 경쟁력도 이끄는 선봉장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대구’ 하면 세계 어디서나 딱 떠오르는 브랜드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죠. 대구의 모발이식은 이런 점에서 굉장히 중요합니다. 하나라도 1등을 하면 언젠가는 큰 1등도 가능하다는 것이죠.”

지난해 2월 취임한 김 부시장은 이런 전략을 고민하고 또 고민했다. 지금이든 10년 후든 세계 1등을 하는 한 가지라도 확실하게 하지 않고 이것저것 흉내내기식으로 따라하는 정책을 벌이다간 용두사미가 되기 쉽다고 확신하기 때문이다. 그는 “화려한 수식어을 붙인 온갖 비전과 전략은 귀를 잠시 즐겁게 해줄 수 있지만 오래갈 수 없다”며 “확고한 경쟁력을 쌓아가는 대구 모발이식은 의료 산업과 관광 등 가지를 칠 분야가 많다”고 했다.

대구시 의료산업을 지휘하는 그는 대구가 모발이식에 관한 한 지구촌 중심이라고 단정해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명실상부한 경쟁력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고 했다. 그가 앉으나 서나 생각하는 ‘한 가지라도 확실한 월드 베스트’에 정확하게 들어맞는 사례이기 때문이다.

그는 “실리콘 밸리라고 하면 복잡한 설명을 하지 않더라도 세상이 다 알잖습니까. 이게 딱 부러지는 글로벌 브랜드의 힘입니다. 대구의 모발 분야도 ‘헤어 밸리’처럼 발전시키면 코리아나 서울보다 대구가 먼저 떠오르는 명품 브랜드가 될 수 있는 것이죠. 대구가 그렇게 유명해지면 기업도 하고 싶고 관광도 오고 싶고 그냥 살고 싶기도 하는 마음이 더 생기지 않겠습니까. 바르는 발모제까지 개발해버리면 대구의 국제 브랜드는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될 겁니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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