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뷰티/아하,이약!]신풍제약 ‘피라맥스 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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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2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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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제약사가 개발한 ‘말라리아 치료제’ 유럽 약정국서 신약 인정


《세계 69억 인구의 40%인 30억 명이 말라리아 발생 지역에 산다. 말라리아는 모기가 전파하는 병으로 고열이 주된 증세다. 매년 3억∼5억 명이 감염되고 그중 85만∼100만 명이 목숨을 잃는다.

더 안타까운 점은 사망자의 85%가 5세 이하 어린이라는 것.

이뿐만이 아니다. 말라리아에 따른 사회·경제적 손실은 아프리카 지역의 경우 질병 치료비, 감염으로 인한 교육기회 소실, 생산성 감소 등을 모두 합치면 연간 120억 달러로 추정된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해 국내 16번째 신약으로 인정받은 신풍제약의 말라리아 치료제 ‘피라맥스정’이 주목을 받고 있다.》
최근 피라맥스는 유럽의 약정국(EMA)으로부터 말라리아 치료제로 인정을 받아 전 세계 신약으로 발돋움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신풍제약 김창균 대표이사는 “지금 획득한 EMA인증과 세계보건기구(WHO)와의 광범위한 협조를 통해 향후 피라맥스를 다수의 말라리아 감염국가에서 사용할 것”이라며 “말라리아로 부터 고통 받고 있는 아프리카, 아시아, 라틴아메리카 주민들의 질병을 치료 하고 특히 어린이들의 생명을 구하는 데 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 말라리아는 열대열과 삼일열 모기가 대부분


인간에게 감염될 수 있는 말라리아의 모기 종류는 삼일열 말라리아, 열대열 말라리아, 사일열 말라리아, 난형삼일열 말라리아 등 네 가지다. 이 중 열대열 모기에 의한 열대열 말라리아와 삼일열 모기에 의한 삼일열 말라리아가 대부분을 차지하는데 열대열 말라리아의 치사율이 더 높다.

국내에 유행하는 것은 삼일열 말라리아이며 중국얼룩날개모기를 통해 전파된다. 짧게는 한 달 이내, 길게는 1년까지 잠복기를 거친 뒤 두통, 피로, 구역질, 고열, 오한, 근육통 등의 증상을 보인다. 하지만 적절하게 치료 받으면 쉽게 나을 수 있다.

하지만 삼일열 말라리아로 인해 매년 세계적으로 8000만 건 이상의 환자가 방치돼 있다. 말라리아 감염 질병의 지역적 분포는 사하라 사막 이남의 아프리카 지역, 서아시아와 동남아시아, 라틴아메리카 등 저개발국이 대부분이다.

○ 신풍제약의 피라맥스 개발과정

말라리아 감염 퇴치의 방법으로는 의약품을 통해 환자를 치료하는 방법과 모기에게 물리지 않도록 모기장을 사용하는 방법, 모기의 증식을 억제하는 살충제를 쓰는 법 등 세 가지 정도다.

하지만 일단 감염된 경우엔 약이 유일하다. 1880년경 말라리아의 전염 경로가 모기로 알려진 뒤 퀴닌, 클로로퀸, 피페라퀸, 알테미시닌 등 다수의 의약품이 개발됐다.

그러나 1990년대에 들어 오히려 환자 발생 건수가 증가하고 기존 약물에 대한 내성도 생겼다. WHO는 기존 치료제의 내성 발생에 대해 심각한 경고와 함께 새로운 치료제 개발의 필요성을 주장하였다. 1999년 WHO는 기존 말라리아 치료제를 복합해 신약을 개발하는 프로젝트를 세웠다. 그전에도 말라리아 치료제는 여럿 있었지만 내성이 생겨 ‘약발’이 먹히지 않는 상황이었다.

다국적 제약사들은 관심이 없었다. 말라리아는 환자가 그 어느 병보다 많지만 신약을 개발하면 항암제처럼 ‘대박’이 터질 질병은 아니었다. 환자 대부분이 아프리카 같은 못사는 나라에 집중돼 있기 때문이다.

신풍제약이 파트너가 되기를 자청했다. 말라리아 퇴치를 위한 비정부기구인 MMV와 WHO가 700억 원, 신풍제약이 700억 원을 투자하는 조건이었다. 신풍제약은 생산설비와 공장을 세우고 연구개발 활동에 투자했다. 국내 12위인 중견 제약업체로서는 큰 모험을 한 셈이다.

6,7년간 신풍제약은 한국을 포함해 아프리카 및 아시아 19개국, 23개 지역에서 약 3700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했다. 그 결과 99% 이상의 치료효과를 보인 것을 확인했다. 신약이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 삼일열과 열대열 동시 치료제인 피라맥스


신풍제약의 피라맥스정은 열대열 말라리아와 삼일열 말라리아에 동시 치료효과를 갖는 유일한 치료제로 삼일열 말라리아와 열대열 말라리아가 혼재하는 지역의 환자가 한 가지 제품으로 두 종류의 말라리아 감염을 모두 치료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몸무게 20kg 이상 소아와 성인이 대상. 또한 클로로퀸 등 기존 말라리아 치료제에 내성이 보고 되는 지역에서 실시된 임상시험에서도 높은 치료효과를 보여 치료제 내성 환자의 치료에도 사용이 가능한 신 개념의 치료제로 확인됐다.

이에 WHO는 2011년 9월 캄보디아 등에서 발생하고 있는 내성에 의한 치료실패를 막기 위해 새로운 대체의약품의 목록에 피라맥스정을 명시하고 있다.

피라맥스정은 1일×1회×3일간 복용하므로 기존 치료제에 비해 투약 횟수가 적고 음식물에 대한 영향이 없어 복용이 아주 간편하다.

김 대표이사는 “일반적으로 말라리아 빈발국의 경우 문맹률이 높기 때문에 복용법의 단순함이 매우 중요한 요소”라면서 “이에 따른 내성 감소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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