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PS역사 - 교란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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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6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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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미사일 정확도 높이려 개발… 이라크戰때 역이용 당하기도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은 1970년대 초 미국 국방부에서 개발했다. 지구 대기권 밖에 있는 GPS 위성 3, 4개의 위치신호를 받아 정확한 지점을 계산하는 원리다. 개발 초기에는 미사일 타격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한 목적으로 쓰였다. GPS 수신기를 장착한 미사일에 목표물의 좌표를 입력하면 정확한 타격이 가능했다.

1984년에는 GPS 신호가 민간에 공개돼 선박과 비행기의 항로를 계산하는 데 사용됐다. 2000년 민간용 GPS의 정밀도를 제한하던 암호화 기술이 해제된 뒤에는 위치를 1m 이내로 정확히 계산할 수 있어 차량용 내비게이션과 스마트폰 등 전자기기에도 쓰였다.

GPS는 위성에서 보내는 전파를 받기만 하면 정확한 위치를 파악할 수 있어 간편하지만 위성이 상공 2만 km 밖에 있어 신호가 미약하다. 예를 들어 GPS 신호가 ‘별빛’이라면 방해전파는 ‘서치라이트’ 수준이기 때문에 교란되기 쉽다.

GPS 신호를 교란하는 장비는 전쟁에서 먼저 사용됐다. 2003년 3월 이라크전쟁 당시 이라크군은 미국의 주력 유도탄인 ‘JDAM’의 정밀도를 떨어뜨리기 위해 GPS 교란장치를 썼다. JDAM은 방향을 바꿀 수 있는 날개와 GPS 수신기를 장착한 유도탄으로 사전에 입력된 GPS 좌표를 쫓아 명중하는 방식이다. 당시 미군은 교란장치 때문에 엉뚱한 곳에 유도탄이 떨어져 크게 당황했다.

2007년 1월에는 미국 캘리포니아 주 샌디에이고 항구를 중심으로 비행기와 선박의 유도 시스템과 휴대전화 등이 오작동을 일으켰다. 항구에 정박 중이던 미군 함정 두 대가 통신이 두절된 상황을 가정하고 훈련하기 위해 GPS 교란장치를 작동시켜 반경 15km 주변의 GPS 수신기가 ‘먹통’이 된 것이다.

국내에서도 지난해 8월 말 서해안 일부 지역에서 몇 시간 동안 GPS 전파 수신이 중단됐다. 국방부는 이를 “북한이 GPS 전파교란 장비로 벌인 일”이라고 해석했다. 올해 3월 초에는 수도권 서북부 일대의 GPS 신호가 교란됐다. 이로 인해 GPS 신호로 맞추는 휴대전화 시계가 맞지 않거나 통화 품질이 떨어지는 현상이 발생했다. 정부는 “북한 지역에서 강한 통신교란 전파가 날아왔다”고 밝혔다.

전동혁 동아사이언스 기자 jerme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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