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암, 꼭 가족력 있어야 위험한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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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0월 15일 09시 52분


30대부터 정기적인 유방검진 필요.

병원에서 진료를 하다 보면 진료실에서 만난 환자들에게 자주 듣는 말이 있다.

“저희 엄마가 유방암에 걸리셨는데, 유방암은 유전되니 저도 걸리나요?” 또는 “우리 집안은 유방암에 걸린 사람이 없어 따로 검사를 하지 않았어요, 그런데 왜 제가 유방암에 걸렸을까요?”라는 말이다.

많은 사람들이 유방암은 가족력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정확하게 알고 있지 않아 필요이상으로 안심하기도하고, 또 지나치게 걱정하는 것을 보면서 안타까운 적이 한 두 번이 아니었다.

유방암은 대장암과 더불어 가족성이 강한 대표적인 암으로 가족력과 연관된 유방암에는 두 종류가 있다. 유전자의 돌연변이로 인한 유전성 유방암과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으나 유전자 뿐 아니라 비슷한 식생활, 호르몬 또는 환경 등 여러 인자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가족성 유방암 이다.

유전성 유방암은 말 그대로 유전성에 의한 것이다. 상염색체 우성으로 유전되는 유전성 유전자 돌연변이가 있는 것으로, 유방암 환자의 5-10% 정도로 아주 작게 차지하고 있으며 이들 중 84% 는 BRCA 1,2 유전자 돌연변이 이다. (America Medial Association 2001)

이것은 저주받은 유전자라 불리는데 이 유전자 돌연변이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평생 유방암에 걸릴 확률이 높게는 80%까지 보고 되어 있다. 이 유방암 환자의 특징은 어린 나이에 발병되고, 흔히 양측성 유방암이 생기며 다발성 암이 발생된다는 것이다. 예후는 연구가 더 필요하나 일반 유방암과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 중 BRCA2 유전자 돌연변이는 유방암과 난소암 뿐만 아니라 남성유방암, 췌장암, 전립선암, 당낭암, 담도암 그리고 흑생종 등의 발생도 증가시킨다.

따라서 유전자 검사를 통하여 BRAC 1,2 유전자 돌연변이 검사를 받는 것이 좋으며 돌연변이 유전자를 가지고 있는 경우 25세 이상부터 6개월에 한번씩 정기적인 유방 검사를 반드시 해야 한다. 외국인의 경우는 분만과 수유 후 예방적인 차원에서 유방절제술이나 난소제거술을 시행받기도 하지만 그나마 다행스러운 사실은 우리나라 여성에게는 서양인보다 저주받은 유전자 돌연변이가 적다는 것이다.

가족성 유방암이란 두 명 이상의 유방암 환자가 1도 또는 2도 친척관계로 존재할 때를 말하며 유전성 유방암의 특징을 가지고 있지 않을 때를 말한다.

첫째, 가족이 지리적으로 가까이 살고 있음으로써 동일한 암 유발인자에 노출되었을 가능성이 있으며둘째, 문화적 영향으로 같은 위험인자를 공유 할 가능성 (예: 첫 분만 시 연령) 셋째, 사회 경제학적 영향으로 인한 식이습관 등으로 설명할 수 있다.

스웨덴에서 시행된 코호트 연구에서 보면, 유방암의 가족력은 유방암의 상대 위험도를 1.7배까지 증가시킨다고 보고했으며 이와 유사한 보고들이 많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2000년 유방암 학회 연구에 따르면 유방암의 환자 중 가족력이 있는 경우는4.8%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더 많은 대부분의 유방암 환자가 2대 이내에 유방암의 가족력이 없는 산발성 유방암 환자로 밝혀졌다. 그러므로 유방암 가족력이 없다는 이유로 유방암이 걸리지 않을 것이라 생각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생각이다. 한국은 미국보다 유방암 발생 연령이 10-15년 젊어 40대에 유방암 환자의60% 이상 발병되며 30대 이하에도 16% 가 발생되고 있다.

따라서 유방암의 가족력이 없다 해도 유방암이 가장 많이 생기는 나이가 40대이고 유방 정기적 선별검사가 10년 전부터 하는 것이 원칙임을 고려한다면 미국 기준인 40세부터가 아닌 30대부터는 정기적 유방 검사를 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도움말: 이시경유의원 원장 서울대학교병원진료교수, 의학박사 이시경

<본 자료는 정보제공을 위한 보도 자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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