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S “이래도 SW가 처지냐” 아이폰4 “이제는 HW도 안밀려”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6월 9일 03시 00분


■ 삼성-애플, 약점 보완한 새 스마트폰 동시공개삼성 갤럭시S생생한 ‘슈퍼 아몰레드’ 화면한국특화 콘텐츠 대폭 강화구글 애플리케이션도 확충애플 아이폰4
9.3mm 세계 최고 초슬림
960×640 高해상도로 ‘UP’불만 많던 배터리 성능도 개선

스마트폰 정면승부가 시작됐다. 애플은 8일 새벽(한국 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아이폰4를 공개했다. 약 8시간 뒤 삼성전자는 서울 서초구 서초동 사옥에서 구글의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채택한 ‘갤럭시S’를 선보였다. 스마트폰의 강자인 애플과 세계 휴대전화 시장점유율 2위인 삼성전자가 같은 날 새 스마트폰을 발표하고 경쟁에 들어간 것이다.

삼성전자와 애플의 대결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대결로 요약돼 왔지만 이번에는 조금 다른 양상을 보였다. 애플은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을 토대로 이전 아이폰 모델의 하드웨어를 업그레이드했다. 반면 삼성전자는 최고 사양의 하드웨어 강점을 살리면서 한국에 특화된 애플리케이션을 적용했다. 각자 자신의 강점을 살리면서 취약한 부분을 개선한 면이 강하다. 그동안 스마트폰 경쟁에서 뒤처져 온 삼성전자는 최고 사양의 갤럭시S로 역전을 꿈꾸는 반면 스마트폰의 선두주자 격인 애플은 업그레이드 버전으로 수성을 노린다.

○ 갤럭시S-한국 특화 응용프로그램
이날 갤럭시S 공개 행사에는 삼성전자 신종균 사장, SK텔레콤 하성민 사장, 구글의 앤디 루빈 부사장이 참석해 새 스마트폰에 힘을 실어줬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의 ‘슈퍼 아몰레드(AMOLED)’ 화면, 날렵한 ‘슈퍼 디자인’, 한국에 특화된 ‘슈퍼 애플리케이션’의 ‘3S’를 강조했다. 신 사장은 “갤럭시S가 2010년 스마트폰시장의 새로운 기폭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갤럭시S의 가장 큰 강점으로는 생생한 슈퍼 아몰레드 디스플레이가 꼽힌다. 해상도는 아이폰4에 비해 약간 떨어지지만 색을 재현하는 능력이나 명암비율, 응답속도 면에서는 더 낫다는 게 삼성전자의 설명이다. 화면 크기는 4.0인치로 커져 종전 스마트폰보다 더 생생한 느낌이다.

초고속 1GHz(기가헤르츠) 중앙처리장치(CPU)를 채용해 3차원(3D) 게임 등을 빠른 속도로 즐길 수 있고 고화질의 사진을 찍을 때도 편하다. 옴니아2 등 삼성의 예전 스마트폰에 비해 인터넷 접속 속도는 물론이고 터치에 대한 반응과 스크롤 움직임이 빨라졌다.

삼성전자는 한국 소비자들이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한국형 애플리케이션에 신경을 많이 썼다. 교보문고의 전자책을 볼 수 있는 ‘교보 e북’, 각 지역의 날씨를 직접 폐쇄회로(CC)TV로 볼 수 있는 ‘날씨’, 거리를 화면으로 확인해 볼 수 있는 ‘로드뷰’ 기능의 ‘다음 지도’ 등이 갖춰져 있다. ‘삼성앱스’ ‘T스토어’ ‘안드로이드 마켓’에서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을 내려받을 수 있다. 삼성전자는 앞으로 증강현실 위치 정보를 제공하는 ‘아루 아루’, 통합 입시교육 ‘스마트 엠 스터디’ 등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을 제공할 계획이다.

디자인은 딱딱한 직각의 선을 벗어나 아이폰 3G의 외형처럼 유선형으로 변화를 꾀했다. 두께는 9.9mm로 얇은 편이지만 아이폰4에 비해서는 0.6mm 더 두껍다. 신 사장은 “운영체제(OS)는 안드로이드 2.1이 깔려 있으며 최신 버전인 2.2로 업그레이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가격은 아직 미정이다.

○ 아이폰4-하드웨어 업그레이드
“이건 직접 봐야 합니다. 우리가 만든 물건 중 가장 정밀하고 아름답습니다….”

이날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애플 개발자 콘퍼런스 2010’에서 ‘아이폰4’를 발표한 애플 최고경영자(CEO) 스티브 잡스는 하드웨어를 강조했다. “기존의 곡선 테두리 외관에서 벗어나 바닥을 평평하게 만들었다” “두께는 9.3mm로 아이폰3GS에 비해 약 24% 얇게 만들었다” 등의 말을 하다 결국엔 “세상에서 이보다 나은 스마트폰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날 잡스는 발표 시간 대부분을 기기를 소개하는 데 썼다. 아이폰은 상대적으로 하드웨어 성능이 떨어진다는 인식을 불식하기 위한 포석이었다. 가장 신경을 쓴 부분은 해상도로 과거 모델에 비해 4배 선명해졌다. 고화질(HD) 동영상을 촬영하고 캡처한 뒤 전송도 할 수 있게 하는 등 캠코더 기능도 추가했다. 500만 화소의 카메라엔 플래시가 달려 있어 어두운 데서도 촬영할 수 있다. 앞에도 카메라를 달아 와이파이를 통해 무료 영상통화(페이스 타임)를 할 수 있게 했다. 사용자 불만이 많았던 배터리 성능도 개선됐다. 배터리 크기가 커져 연속통화 시간이 예전보다 2시간 늘었다.

‘iOS 4.0’으로 이름이 바뀐 OS는 최대 7개까지 프로그램을 동시에 띄워놓고 사용할 수 있게 ‘멀티태스킹’ 기능을 추가했다. 새로운 수익 창출 모델인 광고 플랫폼 ‘아이애드(iAd)’와 도서 애플리케이션인 ‘아이북스’도 눈에 띈다.

아이폰4는 24일(현지 시간) 미국과 일본에서 처음 발매된다. 가격은 16GB(기가바이트) 199달러, 32GB는 299달러(구매가 기준)로 정해졌다. 국내서는 KT가 7월 발매한다. 이와 함께 KT는 이달 21일부터 기존 아이폰3GS, 아이폰3G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무료로 iOS 4.0으로 업그레이드해 준다고 밝혔다.

○ 승자는?
삼성전자와 애플이 거의 비슷한 수준의 성능을 가진 스마트폰을 동시에 공개하자 과연 누가 이길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세계 최고 수준의 제조능력과 공급 및 판매망이 강점이다. 갤럭시S는 세계 100여 곳의 이동통신사와 계약해 이미 100만 대의 선주문을 받아 놓고 있다. 반면 20만 개에 이르는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을 가진 애플의 우세를 점치는 의견도 많다.

소프트뱅크 미디어랩 류한석 소장은 “누가 더 재미있는 소프트웨어를 내놓느냐에 따라 승패가 갈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구글 측은 지금은 제한된 국내 안드로이드마켓 내 유료 애플리케이션을 조만간 이용할 수 있게 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갤럭시S와 아이폰4 외에도 시장에는 다양한 스마트폰이 쏟아지고 있다. LG전자는 최근 두 번째 안드로이드폰인 ‘옵티머스’를 내놨고 팬택은 최근 내놓은 ‘시리우스’의 업그레이드 버전인 ‘시리우스 알파’를 7월에 발매한다.

김선우 기자 sublime@donga.com
김범석 기자 bsis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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