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 ‘위암 예방 보약’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5월 24일 03시 00분


서울대 교수팀 2만명 10년 추적 조사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 성장 막아
발생 위험도 최대 90%까지 감소

콩의 위대한 힘이 다시 한번 입증됐다.

서울대 예방의학교실 유근영 교수팀이 10년 이상 2만여 명을 추적 조사한 결과 콩의 성분인 ‘이소플라본’이 위암 발생 위험도를 최대 90%까지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콩 섭취가 인체에 주는 장기적인 영향을 대규모 인원을 대상으로 분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유 교수팀은 1993년부터 경남 함안, 충북 충주 등 4개 지역에 거주하는 건강한 일반 주민 1만9688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와 혈액검사를 실시했다. 이들 중 새롭게 위암 판정을 받은 사람은 2003년까지 10년 동안 총 131명이었다. 위암 환자 1명당 일반인 대조군을 3명씩, 393명을 뽑아 짝을 지었다. 1993년 당시 실험에 참가한 대상자들로부터 채취한 혈액 시료는 섭씨 영하 70도로 냉동 보관했다. 시험 대상자들의 혈액시료에서 콩 섭취 후 인체 내에서 관찰되는 대사물질인 이소플라본 수치를 비교했다.

그 결과 이소플라본 대사물질 수치가 높게 나온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위암 위험도가 50∼90%나 낮은 것을 확인했다. 유 교수는 “된장과 같은 음식에 들어있는 이소플라본이 위암 위험성을 높이는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이 성장하는 것을 막아준다”고 분석했다. 유 교수는 “콩밥이나 두부, 발효된 형태의 된장을 꾸준히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짠 음식을 많이 먹으면 위암 발생률이 높아지기 때문에 콩 요리를 할 때 간을 줄이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 연구결과는 미국암학회(AACR)의 공식 잡지(Cancer Epidemiology, Biomarkers and Prevention) 최근호에 게재됐다.

노지현 기자 isityo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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