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돌연사, 불면증, 만성두통… 혹시 코 골지 않으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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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3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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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 고는 성인의 50%가 수면무호흡증, 심장질환 성인병 걸릴 확률 높아…
코골이 수술전문 민이비인후과 수술 사례 2000건 넘어

“코고는 게 병은 아니잖아요? 꼭 치료까지 해야 하나요?”

코를 고는 사람들의 일반적인 생각이다. 코고는 것이 병이 아니라 방귀나 트림 같은 생리적인 습관이라 여기고 방치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이는 잘못된 생각이다. 심각한 코골이는 코를 고는 사람에게는 돌연사의 위험을, 배우자에게는 불면증과 만성두통을 안겨줄 수 있다. 민이비인후과의 민원식 원장은 “우습게 생각한 코골이가 만병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면서 “함께 자는 사람의 수면을 방해할 정도라면 치료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 코고는 소리, 코가 아닌 목에서 나는 소리

흔히 ‘코를 곤다’는 표현은 잠자면서 드렁드렁 내는 소리를 말한다. 하지만 이는 사실 코에서 나는 소리가 아니라 목에서 나는 소리다.

기도가 좁아져 공기 흐름이 원활하지 않을 때 목 주변의 조직이 떨리면서 이런 소리가 난다. 코 막힘과 목젖근육의 처짐이 주요 원인이다. 평상시 괜찮다가 잠잘 때만 소리가 나는 이유는 숨 쉬는 데 필요한 근육이 잠자는 동안에는 이완되기 때문이다.

정상적인 성인의 약 25∼45%가 코를 곤다. 코를 골게 되면 잠을 자는 동안에도 뇌는 깨어 있다. 호흡이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아 뇌가 쉬지 못하는 것. 이 때문에 코골이가 심한 사람들은 오래 자고 일어나도 머리가 무겁고 개운하지 못하다.

민 원장이 2000년 3월부터 2003년 12월까지 코골이와 수면무호흡증으로 내원한 환자들의 배우자 165명을 대상으로 수면 상태를 조사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코골이 환자뿐 아니라 배우자들의 불면증과 두통, 주간 졸림증도 일반 여성에 비해 훨씬 심했다.

○ 수면무호흡증, 돌연사 위험 노출

코골이의 가장 큰 문제점은 수면무호흡증이다. 수면무호흡증은 자면서 코를 심하게 골다가 갑자기 조용해지면서 숨을 쉬지 않는 증상.

수면무호흡증은 수면다원검사(수면 단계와 잠에서 깨는 빈도를 측정해 수면의 질과 수면 중 신체 전반의 문제를 진단하는 검사)를 통해 알아낸다. 검사 후 10초 이상 숨을 쉬지 않는 증상이 1시간에 5회 이상 나타나거나 7시간 동안 30회 이상 나타나면 수면무호흡증으로 진단한다.

코를 고는 성인의 약 50%가 수면무호흡증에 시달린다. 수면무호흡증 환자는 잠을 자는 동안 정상인에 비해 숨을 쉬는 횟수가 적어 산소 부족에 빠지기 쉽다. 또 호흡이 멈출 때마다 잠을 깨면서 숙면을 취하지 못한다. 불면증에 시달리는 일도 빈번하다.

수면무호흡증 환자는 고혈압, 협심증 등의 심장질환과 당뇨, 뇌졸중(뇌중풍), 간 기능 이상 등 성인병에 걸릴 확률도 높다. 잠자는 동안 뇌에 산소 공급이 원활하지 못해 혈중산소농도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미국 고혈압학회에서는 고혈압 발병 원인으로 수면무호흡증을 1순위로 꼽았다.

미국 통계에 따르면 수면무호흡증과 관련된 돌연사는 한 해 3000∼4000건. 국내에서도 돌연사한 청장년 중 200∼300명이 수면무호흡증과 관련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 코골이 수술, 국소마취로 10분이면 해결

무심하게 방치한 코골이는 건강을 해치는 주범이 될 수 있다. 하루라도 빨리 고쳐야 하는 이유다.

체중을 줄이고 술, 담배를 멀리 하는 것이 시급하다. 지속적으로 코 속에 공기를 불어넣는 양압 장치나 권투선수의 마우스피스 같은 형태의 구강 내 장치를 사용하는 것도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된다.

그러나 이런 방법은 근본적인 치료는 되지 못하는 데다 효과도 일시적이다. 증상이 심각하면 수술을 하는 편이 좋다.

코 막힘의 원인인 알레르기 비염이나 코가 휘어 발생하는 비중격만곡증 등을 적절하게 치료하면 코 막힘 증상과 함께 코골이 증상도 완화된다. 그러나 코 막힘과 목젖근육의 처짐 현상이 함께 있을 때는 늘어진 목젖근육을 잘라주는 수술이 필요하다.

최근에는 코 막힘과 코골이 모두 코블레이터 고주파온열 수술이 주로 사용된다. 코블레이터 수술은 80도가량의 열을 가해 늘어진 목젖 근육을 작게 만들어주는 방법. 국소마취를 통해 수술에 걸리는 시간은 10분 정도다.

민 원장은 “낮은 열로 수술이 이뤄져 화상 등의 위험이 없고 수술 후에도 통증이 심하지 않은 것이 장점”이라면서 “회복도 빨라 환자들의 만족도도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박은정 기자 ejpark@donga.com

■ 민원식 원장

1994년부터 최근까지 약 2000건이 넘는 코골이 수술을 집도했다. 서울대 의대 외래교수로 출강 중. ‘닥터 민의 코 이야기’와 ‘닥터 민의 코골이 이야기’ ‘시험 점수 올리는 건강법’(공저) 등을 저술한 바 있다. 미국 스탠퍼드 수면센터에서 연수를 받았으며, 개인병원으론 드물게 수면다원검사 장비를 보유하고 있다.

※ 본 기사는 의료전문 신헌준 변호사의 감수를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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