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하는 산타가 병원으로 왔어요”

  • Array
  • 입력 2009년 12월 21일 03시 00분


코멘트

크리스마스 앞둔 대형병원들, 입원환자-가족 위해 공연 마련

15일 가수 장윤정 씨(가운데)가 서울 서초구 반포동 서울성모병원에서 열린 ‘사랑의 크리스마스 콘서트’ 행사에서 노래를 하고 있다. 최근 병원들이 연말을 맞아 환자와 보호자를 위한 각종 행사를 열고 있다. 사진 제공 서울성모병원
15일 가수 장윤정 씨(가운데)가 서울 서초구 반포동 서울성모병원에서 열린 ‘사랑의 크리스마스 콘서트’ 행사에서 노래를 하고 있다. 최근 병원들이 연말을 맞아 환자와 보호자를 위한 각종 행사를 열고 있다. 사진 제공 서울성모병원
가수 장윤정, 박현빈, 노라조가 15일 서울 서초구 반포동 서울성모병원 ‘사랑의 크리스마스 콘서트’ 무대에 올랐다. “어머나 어머나 이러지 마세요∼” 장윤정의 노래가 시작되자 환자와 보호자 200여 명의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반짝이는 크리스마스트리, 신나는 캐럴 소리. 연말이 되면 들뜨는 분위기의 병원 밖과는 달리 병원 안은 오히려 침울해진다. 특히 병상에서 한 해를 마무리하는 장기 입원 환자는 투병 의지가 약해지기도 한다. 병원이 환자를 위해 연말 공연을 마련하는 이유다.

이번 행사를 주최한 최종성 서울성모병원 홍보과장은 “백혈병 치료 부작용으로 밥을 못 먹던 아이가 행사 후 밥을 먹기 시작했다”며 “항상 고통과 싸우는 환자는 일반인보다 이런 공연에 특별한 기쁨을 느낀다”고 말했다. 서울성모병원은 23일 중증장애인 30여 명으로 구성된 ‘홀트 장애인 합창단’ 공연도 연다.

세브란스 어린이병원은 가수 박정아, 손호영 등이 출연하는 ‘소아암환자 송년잔치’를 연다. 이들은 23일 소아암으로 투병 중인 어린이 환자를 방문해 노래를 들려준다. 최경득 세브란스병원 홍보부장은 “아픈 아이들이 웃으면 병간호에 지친 부모들도 모처럼 웃게 된다”며 “연예인을 롤 모델로 삼는 어린이 환자들이 특히 용기를 많이 얻는 듯하다”고 말했다.

환자들이 직접 다른 환자들을 위로하러 나서기도 한다. 환자와 의료진이 모여 결성한 을지실내악단은 16일 병원 로비에서 환자들을 위한 위로의 음악을 연주했다. 피아노 연주자인 윤영실 씨(33)는 혈관에 염증이 생기는 ‘베게너육아종증’이라는 희소병을 앓고 있다. 윤 씨는 “내가 입원해 있을 때 음악을 통해 위로를 많이 받았다”며 “음악의 힘을 다른 환자에게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