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뷰티]하얀 피부는 타고 난다? 가꾸어야 한다!

규칙적 운동… 쾌변… 친환경 세제… 숙면… 모공관리…

봄·여름 백색 피부미인 되려면 ‘총체적 노력’ 필요

하얀 피부, 좀 더 정확하게 말해 우윳빛 피부는 오래전부터 이어져온 미인의 기준이다. 역사적으로 도자기처럼 매끄럽고 하얀 피부는 많은 여성들에게 선망의 대상이었다. 클레오파트라는 우유 목욕을 즐겼으며, 조개껍데기를 태운 흰 가루, 칡가루, 쌀가루, 보릿가루를 꽃에 섞어 바르기도 했다. 우리나라에서 1910년대 나온 ‘박가분’은 납 성분 때문에 곤혹을 치르긴 했지만 피부를 뽀얗게 보이게 하는 효과 덕분에 단숨에 히트 상품이 됐다.

여성이라면 하얀 피부를 가지고 싶어 고민을 할 것이다. 화장을 한 듯 안 한 듯한 자연스러운 화장법이 인기를 모으면서 피부에 대한 고민은 더 커져만 간다.

하얀 피부는 ‘타고 태어나야 한다’는 얘기가 있다. 과연 신이 내린 특별한 선물일까. 피부가 하얗거나 검은 것은 피부 색상으로 불리는 멜라닌 색소의 차이에 있다. 사람마다 멜라닌 색소를 만들어내는 세포 수는 비슷하지만 멜라닌 색소 분포에는 차이가 있다. 피부가 하얀 사람은 검은 사람에 비해 상대적으로 멜라닌 색소의 분포가 적어 얼굴색이 희게 보인다. 반면 피부가 검은 사람은 멜라닌 색소가 활성화돼서 검게 보인다.

피부가 희다고 해서 순백의 아름다움이 영원할 것이라고 자신해서는 안 된다. 피부가 흰 사람은 검은 사람에 비해 적은 양의 햇볕에도 피부가 쉽게 붉어진다. 피부도 쉽게 노화된다. 멜라닌 색소는 자외선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하얀 피부일수록 더 세심한 관리가 필요한 셈이다.

봄철 햇볕은 강하다. 하얀 피부는 일광화상을 쉽게 입는 만큼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

일광화상은 태양에 노출된 지 4∼6시간 후에 발생한다. 처음에는 피부가 붉어지고 부풀어 오르다가 심한 경우에는 물집이 생기고 오한, 발열 같은 전신증상이 나타난다. 일광화상이 나타날 때는 차가운 얼음이나 우유로 열기를 식혀주어야 한다. 우유는 차갑게 한 후 수건이나 솜에 적셔 화상을 입은 부위에 밀착시키는 방법이 좋다. 찬 오이팩도 피부진정에 효과적이다. 우유나 오이팩을 한 후 보습 영양 크림을 발라 피부노화와 색소성 질환을 막아야 한다. 단, 물집이 잡히고 급성염증이 생길 정도로 증상이 심하다면 응급처치 후 바로 병원을 찾아야 한다.

그렇다면 피부가 검은 사람은 자외선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하는 멜라닌 색소가 많으므로 마음껏 햇볕을 쬘 수 있는 것일까. 아니다. 피부가 검으면 홍반이나 일광화상은 거의 입지 않지만 색소침착이 쉽게 일어나는 특성이 있다. 햇볕을 조금만 쬐어도 멜라닌 세포의 기능이 활성화돼 많은 양의 멜라닌 색소를 만들면서 피부가 쉽게 탄다. 색소침착은 일시적인 현상으로 자외선 노출 후 수분 내에 나타났다가 며칠이 지나면 점차 없어진다.

문제는 많은 양의 자외선을 장기간 받았을 때다. 장기간 많은 양의 자외선에 노출되면 잡티나 기미가 생기고 지루각화증(검버섯)이 나타나면서 피부에 얼룩이 지게 된다.

하얀 피부를 가지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피부 문제만이 아닌 다양한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해야 가능하기 때문이다. △피지분비, 내분비, 대사활동, 순환계 이상 등 생리적 요인 △피부세포 영양결핍, 식습관 등 영양학적 요소 △자외선, 방사선, 오염된 공기, 바람, 기온변화, 건조, 습기 등 환경적 요인 △스트레스 등 심리적 요인 △피부에 닿는 세제 문제인 생화학적 요인 △수면부족, 피로, 다이어트, 운동 부족 등 생활요인이 복합적으로 피부톤에 영향을 미친다.

봄철과 여름철 하얀 피부 미인으로 거듭나고 싶은가. 그렇다면 규칙적인 운동을 하고, 배변활동을 원활하게 하고, 물을 많이 마시고, 친환경 세제를 사용하고, 잠을 많이 자야 한다. 여기에 색소 침착, 여드름 흉터, 잡티, 주근깨, 넓은 모공, 블랙헤드를 제거하는 일도 빼놓을 수 없다. 피부미인이 되기 위한 예방관리법을 자세히 알아보자.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