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뷰티/주목, 이 병원]아이디병원

  • 입력 2009년 3월 25일 02시 57분


《서울아산병원에 잘 나가던 성형외과 교수가 있었다. 2004년 그가 돌연 교수직을 그만두고 작은 의원을 열었다. 얼굴뼈 전문 성형외과였다. 동료 의사들은 미쳤다고 했다. “얼굴뼈만으로는 성공하기 힘들다. 유방 코 눈 같은 미용성형을 함께 해야 한다”는 충고가 쏟아졌다. 그러나 그는 “지금까지 배운 게 얼굴뼈뿐인데…”라며 웃었다. 그로부터 5년이 지났다. 그는 ‘성형의 메카’라는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에 지상 5층, 지하 2층 건물에 병상 30개짜리 얼굴뼈 성형 전문병원을 열었다. 작은 의원을 국내 최대 규모의 얼굴뼈 성형 전문병원으로 키운 것. 그가 바로 박상훈 아이디병원 원장이다.

박 원장이 얼굴뼈 전문병원을 세우겠다고 결심한 것은 2001년이었다. 당시 그는 미국 뉴욕대 성형외과 교환교수로 재직하고 있었다. 박 원장은 “미국에서는 우수한 기술을 가진 대학교수가 규모와 시설을 모두 갖춘 일반병원의 전문클리닉에서 시술을 하고 있었는데, 수술의 질과 안전성을 동시에 충족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국내 사정은 그렇지 못했다. 대학병원에는 환자가 몰려 질 높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었고, 작은 규모의 병·의원은 얼굴뼈 수술이 가능한 의료진이 부족해 안전성 문제가 있었다. 그래서 결심한 것이다. 병원은 다음 달 1일 진료를 시작한다. 병원에 미리 가 봤다. 》

‘성형중의 성형’ 얼굴뼈 수술 “아시아 최고를 향해”

대학병원급 첨단 시설+의대 교수 출신 의사진 자랑

○ 6개의 전문 센터

아이디병원은 얼굴뼈 성형을 진단하고 수술하는 6개의 센터로 구성돼 있다. 안면윤곽센터, 턱교정수술센터, 치아교정센터, 돌출입센터, 코성형센터, 마취통증센터. 얼굴 전체를 다루다 보니 치과와 이비인후과 전문의도 필요하다.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가 수술 후 통증관리까지 해 준다. 성형외과, 구강악안면외과, 교정과, 이비인후과, 마취과 전문의 8명은 모두 대학병원 교수 출신이다.

수술 준비 단계부터 수술 후까지 협진을 통해 환자의 상태에 맞는 수술방법을 찾고 관리한다. 정밀 진단과 결과 예측을 위해 안면전용컴퓨터단층촬영기(CT), 얼굴뼈종합분석시스템(V-cehp) 같은 최신 장비도 갖췄다. 제세동기, 이산화탄소측정시스템, 압력감지마취기처럼 대학병원 응급실에서나 볼 수 있는 장비도 있다. 수술 중 과다출혈이 발생할 확률은 수만분의 일이지만 수술실에는 항상 긴급 수혈 팩이 준비돼 있다. 한번 해동시킨 혈액은 그날 쓰지 않으면 모두 폐기처분해야 하기 때문에 개인병원에서 수혈 팩을 갖춘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 환자 중심병원 표방

무균 에어샤워시스템이 갖춰진 수술실이 눈에 띈다. 수술대만 6개로 대학병원 규모다.

환자를 위한 안락한 휴게공간도 눈길을 끈다. 얼굴뼈 성형수술은 다른 성형에 비해 심적 부담이 더 큰 편이다. 따라서 대기 중인 사람들도 긴장하기 마련이다. 이 병원은 고객의 기분 전환을 위해 1층에 카페를 운영한다. 전문 바리스타가 고객의 취향에 맞춰 음료를 서비스한다.

해외환자 유치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다. 외국인 환자만 전담하는 전문 상담원을 둬 24시간 상담이 가능하도록 했다. 외국인 환자가 오면 공항에 직접 마중가고, 호텔예약서비스까지 대행해 준다.

박 원장은 “환자의 안전과 가치를 최우선으로 고려했다”며서 “그동안의 풍부한 임상경험과 연구활동을 바탕으로 앞으로 얼굴뼈 분야에서 아시아 최고의 의료허브가 되겠다”고 말했다.

개원을 기념해 다음 달 5일 삼성서울병원 암센터 지하1층 강당에서 국내외의 유명 인사를 초청해 ‘치아교정 및 턱교정 수술’ 국제심포지엄을 갖는다. 이례적이다.

○ 얼굴뼈 수술, 신중하게 결정해야

얼굴뼈 수술은 눈이나 코 같은 일반적인 성형보다 까다롭다. 이 때문에 수술을 결정할 때는 환자나 의료진 모두 신중해야 한다. 왜 수술을 해야 하며, 수술 후 어떤 변화를 기대하는지 환자 본인이 의사에게 충분히 설명하고 의사의 의견도 들어야 한다.

가령 얼굴이 긴, 이른바 ‘말 상’ 얼굴의 경우에는 일반적으로 수술을 통해 10mm 이상 짧아져야 효과가 드러난다. 7mm 이하라면 외관상 큰 차이를 느끼지 못한다. 턱을 지나는 신경선 때문에 무턱대고 턱 끝을 많이 잘라낼 수 없다. 주걱턱까지 있다면 치아교정이나 코 성형도 함께해야 할 수도 있다. 수술을 해도 사람에 따라서는 효과를 보지 못할 수 있고, 만족도도 낮을 수 있다는 얘기다.

박 원장은 “간혹 외관상 큰 문제가 없는데도 수술을 요구하거나 무리한 수준까지 성형하기를 원하는 사람들이 있다”며 “그러나 조화로운 얼굴을 얻기 위해 얼굴뼈 성형을 하는 것이므로 성급하게 판단해 수술을 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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