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초등생 근시 발생률 30년간 3배 증가

  • 입력 2009년 1월 12일 02시 59분


라식 라섹 등 시력교정수술 실력 세계 3위!… 풍부한 임상경험-첨단장비로 눈부심 등 후유증↓ 시력의 질↑

2006년 국내 안과학회의 발표에 따르면 초등학생의 근시 발생률은 지난 30년 동안 3배가량 증가했다. 1970년대 8∼15%, 1980년대 23%, 1990년대 38%, 2000년대 46.2%로 연대별로 1.5배 이상 어린이 근시가 많아지고 있는 셈이다.

이런 현상은 과학의 발달과 현대인들의 생활습관이 맞물리면서 빚어진 것이다. 고층빌딩에 가로막혀 살다보니 멀리 볼 수 있는 기회가 적고 컴퓨터 모니터와 TV, 스크린을 늘 접하다 보니 시력이 약화됐다.

하지만 현대의학은 과학으로 약화된 시력을 다시 회복시켰다. 199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레이저 시력교정수술이란 방법을 통해서다.

국내에 레이저 시력교정수술이 도입된 지 15년이 흘렀다. 그동안 의학기술의 놀라운 발전으로 도입 초기에 느끼던 부작용에 대한 불안함은 상당히 사라졌다.

라식 라섹 등 시력교정수술의 모든 것에 대해 연세대 의대 안과 김응권, 김태임 교수와 강남 밝은세상안과 김진국 원장, 명동 밝은세상안과 이인식 원장 등 전문가 4명이 이야기를 나눴다.

―과거에는 라식 라섹 등 시력교정수술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후유증과 부작용을 두려워하고 믿지 못했는데….

김응권=시력교정수술 초기에 비해 장비들이 많이 발전했습니다. 특히 각막의 절편을 만드는 펨토세컨드레이저가 발전하면서 과거 기계식 철제 칼(미세각막절삭기)을 쓸 때보다 안정성 자체가 향상됐습니다. 펨토세컨드레이저의 속도도 초기 15KHz(1KHz=초당 1000번의 진동)에서 최근에는 60KHz까지 빨라졌습니다.

이인식=레이저 속도가 빨라진 만큼 수술 속도도 빨라졌습니다. 이는 과거에 비해 수술 시간이 단축되고 수술 정확도도 높아졌다는 말입니다. 또한 레이저를 작은 사이즈로 여러 번 쏘면 각막의 절단면은 더욱 매끈해지고 조직 손상도 적어 효과적이죠.

김진국=펨토세컨드레이저의 등장으로 각막을 원하는 깊이와 크기로 절삭할 수 있게 됐습니다. 시력교정수술의 큰 전기를 마련한 것이죠. 옛날 겉으로만 보고 진찰했던 의사들에게 X선이란 신기술이 주어진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펨토세컨드레이저를 5년 동안 사용해 본 결과 눈부심 현상은 줄고 선명도는 훨씬 좋아진 것을 경험했습니다.

김태임=맞습니다. 과거에 비해 얇고 균일한 두께로 각막 절편을 만들면서 통증과 조직 손상, 부작용이 많이 줄었어요. 안전성은 물론 원래 예상했던 교정시력보다 시력도 좋게 나타납니다. 수술 부위가 넓어져 야간 빛 번짐 현상도 줄고 야간 시력이 높아진 것도 장점이죠.

―하지만 아직까지 미세각막절삭기를 사용하는 의사들이 있는데….

김태임=레이저 기계는 비싸고 유지비도 많이 듭니다. 안정성을 중시하는 환자들도 있지만 가격이 우선인 환자들도 있죠. 가격의 경쟁력을 고려하면 미세각막절삭기를 이용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인식=시력교정수술 후 10년 정도가 지나면 시력이 조금씩 떨어집니다. 이 중 대략 0.8∼1.0% 환자들이 재수술을 받게 되는데요. 미세각막절삭기로 수술 받은 환자는 재수술이 어렵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김응권=시력교정수술 후 가장 걱정해야 할 부분은 ‘각막돌출’입니다. 각막절편을 너무 두껍게 만들어 남은 각막이 얇아지면 각막돌출증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펨토세컨드레이저와 같이 컴퓨터 시스템으로 제어가 이뤄지면 더 안전합니다.

김진국=안구의 움직임을 추적하는 ‘트래커(Tracker)’의 발달도 시력교정수술의 안전성을 높였습니다. 시력교정수술 시 안구의 고정이 무척 중요합니다. 과거에는 수술 시 의사가 직접 환자를 붙잡고 수술하기도 했죠. 과거 20Hz로 추적되던 것이 현재는 500Hz까지 빨라졌습니다. 요즘에는 평면적인 추적뿐 아니라 기울기와 회전까지도 모두 추적이 가능한 입체적인 추적 장치를 사용합니다. 특히 최근 개발된 추적 장치는 각막 지형도까지 촬영할 수 있어 수술 중 각막의 움직임이나 두께까지 정확하게 관찰할 수 있습니다.

―최근 라식 라섹 수술 전 ‘아벨리노 유전자’ 검사가 꼭 필요하다는데….

김진국=아벨리노 각막 이상증이란 각막 질환을 일으키는 유전자를 체크하는 검사를 받아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아벨리노 유전자는 앞에 계신 김응권 교수님이 세계 최초로 발견해 2004년 국내외에 보고했지요.

김응권=아벨리노 각막 이상증은 검은 눈동자에 하얀 반점이 생기면서 점차 시력을 잃게 되는 질환을 말합니다. 이 환자들의 실명 시기는 대부분 60대 이후인데 레이저 등으로 자극을 받은 환자들은 2, 3년 안에 실명하기도 합니다. 라식 라섹 수술 전에 검사가 꼭 필요한 이유죠.

김진국=검사는 모발의 모근이나 구강 내의 상피세포로 합니다. 콘택트렌즈를 오래 낀 환자들은 진행이 더뎌 관찰이 어려울 수도 있으므로 수술 시 꼭 검사를 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김응권=아벨리노 각막 이상증으로 인한 각막혼탁은 완치가 되지 않습니다. 유전자 검사를 통해 진단받은 후 최대한 진행을 늦추면서 자극을 피하는 방법이 최선이죠.

―시력교정수술과 관련해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김응권=현재 한국 의사들의 시력교정수술 수준은 세계 3위 안에 들 정도입니다. 미국 일본보다 많은 임상경험을 갖고 있죠. 또한 라식 라섹 등의 시력교정수술이 장기간 이뤄지고 있다는 점은 그만큼 검증된 수술이란 사실을 의미합니다.

김진국=제가 경험한 시력교정수술은 한마디로 ‘예술’이라고 할 수 있어요. 앞으로 더욱 정확한 검사를 통해 100% 완벽한 수술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죠.

이인식=최근에는 환자들이 시력교정수술의 부작용, 후유증, 장단점 등을 잘 알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심지어 직접 기계나 수술법 등을 선택해서 오는 경우도 적지 않죠. 그러나 매년 쏟아지는 최신 장비들의 차이점을 환자들이 정확하게 분별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정확한 검사와 전문의와의 상담을 통해 자신에게 가장 효과적인 수술법을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김태임=편하기 위해서 하는 수술인 만큼 환자나 의사 모두 조금씩 욕심을 덜 부려야 할 것 같습니다. 수술 후 얻는 장점과 한계점을 명확하게 인지하고 수술받는다면 훨씬 만족스러운 수술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승재 기자 sjd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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