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카 찍어 인터넷에 마구 올렸다가 큰 코 다칠수도

  • 입력 2008년 11월 18일 18시 27분


지나가는 여성의 각선미를 몰래 카메라(몰카)에 담아 익명으로 인터넷에 올리는 A씨. 그는 사진에 자신에 대한 정보가 남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해 이 행위를 멈추지 않는다. 하지만 그가 디지털카메라를 사용한다면 어떤 모델을 사용했는지가 사진에 고스란히 남는다.

미국 온라인 과학뉴스 ‘뉴사이언티스트’ 11월 14일자는 나시르 메몬 미국 폴리테크닉대 박사팀이 사진을 분석해 이를 촬영한 디지털사진기의 모델명을 알아내는 방법을 개발했다고 전했다.

디지털사진기로 사진을 찍으면 빛이 이미지센서(CCD)를 거치며 색 정보가 담긴 디지털 신호로 만들어진다. 이 신호는 ‘디모자이크’(demosaic) 프로그램을 통해 다시 영상으로 바뀌어 저장된다.

디모자이크 프로그램이 디지털 신호를 영상으로 바꿀 때 한 픽셀(화소)의 색이 주변 색과 어울리지 않으면 수학적 계산을 통해 색을 조정한다. 그런데 프로그램마다 색을 조정하는 수식이 조금씩 다르다. 메몬 박사팀은 이 사실과 디지털사진기가 모델별로 다른 프로그램을 사용한다는 점에 착안했다.

박사팀은 색이 바뀐 픽셀을 분석해 수식을 찾았다. 수식만 안다면 프로그램 종류와 이를 내장한 디지털카메라 모델도 알 수 있다.

아직 이 기술로 A씨를 바로 잡아낼 정도는 아니다. 디지털카메라의 모델만 알 뿐 누가 구매했는지 직접 알 수 있는 제품의 고유번호(시리얼 넘버)까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FBI의 한 관계자는 “이 기술만으로 촬영자를 알 수는 없지만 사진기 모델별 판매 목록과 촬영 지역을 비교해 분석하면 소유자를 추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전동혁 동아사이언스 기자 jerme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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