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뷰티/주목, 이 병원]건양대 의대 김안과병원 망막병원

  • 입력 2008년 9월 3일 02시 57분


《망막은 눈의 가장 안쪽에 자리 잡고 있다. 시각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투명한 신경조직이다. 이 부위에 한번 질환이 생기면 대부분 실명으로 이어질 정도로 위험하다. 대표적인 망막질환으로는 당뇨망막병증, 연령 관련 황반변성, 망막정맥폐쇄증 등이 있다. 국내 망막질환자는 1999년 1만1778명에서 2007년 2만1900명으로 크게 증가했다.

최근 건양대 의대 김안과병원은 200억 원을 투자해 망막을 전문적으로 치료하는 망막병원을 개원했다. 연건평 1630평, 80병상 규모인 망막병원은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동에 있는 김안과병원 내에 위치하고 있다. 김성주 김안과병원 원장은 “세계 수준의 망막전문 병원으로 성장하기 위한 첫걸음”이라며 “세계 유수의 망막병원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도록 임상과 연구에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전문의 13명·차세대레이저 ‘파스칼’ 보유

세계최고 망막병원 향해 뛴

○ 치료 시간 짧은 파스칼 레이저 보유

당뇨망막병증은 당뇨병 환자 대부분이 걸리는 질환이다. 시야가 흐리게 보이거나 눈앞에 흰 물질이 떠다니는 것과 같은 느낌을 호소한다. 당뇨병에 걸리면 평생 조절과 관심이 필요하듯이 당뇨망막병증 역시 지속적인 관심이 중요하다.

황반변성은 늙으면서 생기는 병이다. 망막 중심에 있는 황반이라는 부분이 손상되어 물체를 정확히 파악할 수 없게 된다. 사물이 굽어 보이고 중심이 선명히 보이지 않는다. 노화 이외에 고혈압, 유전적 원인 때문에도 생길 수 있다. 담배를 많이 피우고 강한 자외선에 눈이 많이 노출되는 것도 황반변성 유발한다.

당뇨망막병증 황반변성은 한 번 걸리면 회복하기 어렵기 때문에 조기에 발견해 치료하는 것이 최선이다.

이 병원은 망막질환 치료를 위해 차세대 레이저로 불리는 ‘파스칼 레이저’를 갖추고 있다. 레이저 치료는 초기 망막질환을 치료하는데 필수적이지만 레이저가 조사(照射)되는 동안 통증이 있고 여러 번 치료를 받아야 하는 것이 단점이다. 파스칼 레이저는 기존 레이저에 비해 효과는 좋으면서도 조사 시간이 짧기 때문에 환자의 통증을 줄일 수 있다.

○ 망막 전문의 13명 보유

대개 큰 안과병원이라도 안과전문의가 10명을 넘는 경우가 드물다. 망막전문의 13명이 망막질환을 전문적으로 다룬다는 것이 김안과병원 망막병원의 특징이다.

망막질환은 특성상 진료와 진료에 필요한 검사 시간이 길다. 그렇다 보니 환자 대기 시간도 길어진다. 하루 400∼500명의 망막질환자가 찾는 이 병원도 환자 대기 시간을 줄이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환자 대기 시간을 최소화하기 위해 본인이 원하는 시간에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사전 예약제와 의사 한 명이 진료실 양쪽을 번갈아 오가며 환자를 보는 진료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내원 당일 정밀검사까지 받을 수 있도록 고가의 진단장비인 망막단층촬영기(OCT), 형광안저촬영기(FAG) 등을 2, 3대씩 가동하고 있다.

망막병원은 진료 과정이 한 층에서 이루어지도록 해서 환자가 여러 층으로 이동하는 불편을 최소화했다. 2층에는 안과 검사실, 3층에는 진료실과 레이저 치료실, 5층에는 진료실, 특수레이저 치료실, 외래 수술실을 갖추고 있어 환자의 질환에 따라 한 층에서 진료나 수술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이재흥 김안과병원 망막병원 원장은 “진료를 층별로 운영하다 보니 환자의 평균 대기 시간을 기존 1시간에서 30분으로 줄일 수 있었다”고 말했다.

○ 진료받은 층 색깔만 기억하세요

김안과병원 망막병원의 또 하나 특징은 색깔로 층을 구분한다는 것. 망막질환에 걸리면 일회성 진료보다 월 1, 2회 병원을 찾아야 하는 경우가 많다. 지난번 자신이 어디서 치료를 받았는지, 몇 층으로 가야 하는지 기억하지 못할 수 있다.

이 병원은 60세 이상의 환자가 많다. 환자 기억을 돕기 위해 층마다 다른 색의 인테리어로 층별 분위기를 차별화했다. 2층은 주황색, 3층은 파란색, 5층은 초록색으로 꾸며져 있다.

이 원장은 “고령 환자들은 ‘2층으로 가세요’라고 하는 것보다 ‘2층 주황색 층으로 가세요’라고 설명하면 다음번 내원 시 위치를 묻는 경우가 훨씬 적다”면서 “색깔별로 진료 층을 구분했더니 병원의 분위기도 활기차고 환자의 기억을 되살리는 데도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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