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명 중 1명꼴 걸리지만 40%는 방치되는 ‘정신분열병’

  • 입력 2008년 3월 24일 03시 00분


《올해는 세계적인 정신분열병 치료제 ‘할돌’이 나온 지 50년이 되는 해다. 정신분열병은 치료될 수 있는 질환임에도 불구하고 ‘숨겨야 할 병’ ‘피해야 할 병’이라는 사회적 낙인이 찍혀 있다. 정신분열병이라는 이름이 가진 부정적인 이미지를 없애기 위해 이 병을 처음 발견한 의사의 이름을 따서 ‘브로일러병’, 또는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이 많아서 생긴 병이라고 해서 ‘도파민항진증’으로 부르자는 운동이 일고 있다. 김용식 권준수 서울대병원 신경정신과 교수와 민성길 신촌 세브란스 병원 신경정신과 교수의 도움말로 정신분열병에 대한 오해와 진실에 대해 알아봤다.》

○ 극소수에게만 생기는 드문 병이다?

그렇지 않다. 100명에 1명꼴로 나타나는 병이지만 알려지는 것이 두려워 감추고 있기 때문에 보이지 않을 뿐이다. 청소년기에 주로 발병하는데 한국에서는 50만 명 정도의 환자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 중 60%만 치료받고 있으며 나머지는 방치되고 있다.

○ 환자는 폭력적이고 범죄자가 많다?

아니다. 세계적으로 정신질환과 범죄율의 상관관계에 대한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지만 어느 연구도 설득력 있게 정신분열 환자의 범죄율이 높다는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대부분의 정신분열병 환자는 내성적이고 조용하며 일반인보다 온순한 편이다. 반사회적 인격장애를 가진 범죄자들의 ‘정신질환’ 가능성이 정신분열병과 혼동돼 많은 것처럼 보일 뿐이다.

○ 치료제는 평생 먹어야 한다?

오랜 기간 복용해야 하는 것은 맞지만 평생이라고 할 수는 없다. 단기간 복용해서 회복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오랫동안 복용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재발을 막기 위해 일정 기간 꾸준히 약물을 복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 유전적인 질환이다?

유전적인 소인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아버지 어머니가 정신분열병을 가졌다고 해서 자녀가 반드시 가진 것은 아니다. 당뇨병, 고혈압처럼 유전적 가능성이 좀 더 많다고 볼 수 있다. 관리를 잘하면 고혈압 유전인자를 가진 사람이 심혈관 장애 없이 살아갈 수 있듯이 스트레스 등 환경요인을 잘 관리하면 정신분열증 발병 가능성이 줄어든다.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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