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새벽운동, 어르신들은 참으세요~

  • 입력 2008년 1월 2일 11시 11분


성북동 한여유(45세,가명)씨는 새벽마다 괴롭다. 이유는 한 씨의 아버지 때문. 한 씨의 아버지는 새벽 6시마다 근처 산으로 운동을 간다. 헌데 그 때마다 한 씨를 꼭 깨워 같이 가시는 것. 약숫물을 뜨고 산에서 간단한 체조를 하면서 아침을 시작해야 한다는 것은 한 씨 아버지의 철칙. 여름이야 그렇다고 해도 해가 늦게 뜨는 겨울엔 더욱 눈뜨기 힘들어 한 씨는 아침이 고역이라고 한다.

이러한 일들이 비단 한 씨의 집에서만 있는 일은 아니다. 새벽에 산을 오르거나 근처 공원에서 운동을 하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60대를 훌쩍 넘어선 연령대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새벽운동을 즐기는 사람들의 연령대가 높은 것은 나이가 들면서 아침잠이 줄어드는 것이 큰 이유이다. 간단한 아침 산책이나 가벼운 운동은 건강에도 좋다. 하지만! 찬바람이 부는 겨울에는 예외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소견이다.

▷ 어르신들이 새벽운동을 참아야 하는 이유

전체적으로 찬바람이 부는 겨울. 그 중에서도 새벽은 하루 중 기온이 가장 낮다. 일반적으로 젊은 연령에 비해 면역력이 떨어지는 노인들은 감기, 천식, 폐질환 등 여러 가지 질병에 노출될 수 있다. 하지만 정작 노인들이 위험한 이유는 따로 있다.

겨울에는 등산로나 공원 등 흙길인 경우에 조금만 물기가 있어도 살얼음이 생길 수 있다. 이러한 길은 얼음이 쉽게 보이지 않아, 얼핏 보면 그냥 흙길로 보인다. 때문에 자칫 잘못 하면 미끄러지기 십상이다.

젊은 사람들이야 미끄러지고 넘어지더라도 툭툭 털고 일어나면 되지만 노인들은 그렇지 않다. 전체적인 골밀도가 노화로 인해 많이 떨어진 상태이기 때문이다. 같은 강도의 충격이라도 노인들의 뼈는 쉽게 금이 가거나 부러질 수 있다. 특히 허리와 같은 부위를 삐끗한다면 일상생활에 크게 지장을 준다. 또한 혈관질환이 있는 경우라면 오랫동안 치료를 위해 누워만 지내다가 예기치 않은 뇌졸중이 발생될 수 있어 2차적인 위험이 따른다.

인천21세기병원 정현태, 현용인 공동병원장은 “겨울철 산책이나 운동 시 부주의로 인해 노인들의 사고가 자주 발생한다. 가벼운 타박상에 끝나면 그나마 괜찮지만, 다리가 골절된다던지, 허리나 목을 삐끗하는 경우에는 상당히 위험하다. 특히, 이전에 허리 디스크로 수술을 받은 적이 있는 경우엔 더욱 충격이 크기 때문에 재수술이 필요할 수 있다.”고 전한다.

또한 정, 현 공동병원장은 “노인들의 경우 기온이 낮고 바닥에 얼음이 생겨 잘 생길 수 있는 겨울에는 새벽운동을 삼가는 것이 좋다. 건강을 위해서는 새벽보다는 기온이 풀린 점심 때, 산 보다는 근처 공원을 산책하는 정도의 운동을 할 것을 권한다.” 며 “또한 산책 시 넘어진 후 허리나 다리에 통증이 느껴진다면 아무리 경미한 통증이라도 전문의를 찾아 정밀한 진단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고 덧붙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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