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으로 신기술 들춰보기]핵분열로 생기는 중성자

  • 입력 2007년 11월 16일 03시 02분


푸른빛을 발하는 하나로 노심을 위에서 본 모습. 핵분열 반응으로 만들어지는 중성자는 방사성원소 제조 등 다양한 용도로 이용된다. 강석기 동아사이언스  기자
푸른빛을 발하는 하나로 노심을 위에서 본 모습. 핵분열 반응으로 만들어지는 중성자는 방사성원소 제조 등 다양한 용도로 이용된다. 강석기 동아사이언스 기자
지구상에 생물이 있게 한 태양. 그러나 태양에 다가간 이카로스는 밀랍으로 붙인 날개가 녹아내려 떨어져 죽었다. 우리나라 전력의 40% 이상을 공급해 삶의 질을 높여 주는 ‘원자력의 태양’인 원자로도 접근을 허락하지 않는다.

국내 유일의 연구용원자로하나로운영센터 임인철 센터장은 “출력 30MW로 발전용의 수십분의 1에 불과한 하나로에서 일어나는 반응은 10m 밖에서 봐도 안전하다”고 설명했다. 10m 깊이의 물속에 잠겨 있는 하나로 노심에서 뿜어져 나오는 푸른빛의 투명함이 몽환적이기까지 하다.

“핵분열 반응이 일어나면 에너지와 함께 중성자가 만들어집니다. 발전용 원자로는 에너지를 전기로 바꾸는 장비이지만 하나로는 중성자를 이용하기 위한 원자로이죠.”

원자를 이루는 입자의 한 종류인 중성자는 평소 원자핵에 갇혀 있기 때문에 관찰하기가 어렵다. 이들의 무리를 만날 수 있는 곳이 바로 핵분열 반응이 일어나는 원자로. 중성자는 물질을 잘 투과하고 새로운 방사성 원소를 만들 수 있어 쓸모가 많다.

“원자로 주변에 부채처럼 펼쳐져 있는 장치들은 하나로에서 나오는 7라인의 중성자 빔을 이용하는 각종 실험설비입니다.”

전투기 핵심 부품의 결함을 찾을 수 있는 중성자 투과 비파괴 검사장치, 현재 동물실험을 마친 중성자 이용 암치료 장치가 보인다.

중성자는 연금술사이기도 하다. 한 예로 전기가 통하지 않는 순수한 실리콘(Si)에 중성자를 쏘이면 그중 일부가 인(P)으로 바뀌면서 전기전도도가 매우 균일한 고가의 반도체로 변신한다. 이 소재는 고속철도나 하이브리드카 등의 핵심 부품에 쓰이는데 세계 수요의 10∼15%를 하나로가 공급한다.

“매년 약 60개 기관 연구원 500여 명이 하나로를 이용해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세계 10위권의 연구용 원자로로서 손색이 없도록 적용 범위를 계속 넓혀 갈 계획입니다.”

대전=강석기 동아사이언스 기자 sukk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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