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살이 한방]화 치밀 땐 음기를 보충해야

  • 입력 2007년 6월 25일 03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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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원래 남모르는 울화 증세가 있는 데다 더위를 먹은 가운데 ‘나랏일을 논하는 자리’에 임금을 모시고 나오니 열은 높고 울증은 극도로 달해 답답하기가 미칠 듯합니다.”

최근 동아일보가 특종 보도한 사도세자의 편지 중 일부다. 이 편지에 나타난 사도세자는 흥분을 잘 하고 스트레스를 잘 받는 소양인 체질이었던 것 같다. 소양인은 특히 여름에 더위를 잘 먹어 스트레스를 받거나 조금만 신경을 써도 쉽게 흥분하고 우울해지기 쉽다.

“울화가 치민다”거나 “화병이 났다”고 할 때의 화(火)는 원래 우주만물을 생동케 하는 에너지다. 하지만 한방에서는 인체의 부조화를 일으키는 대표적인 병의 원인을 ‘화’로 본다. 사람이 받는 모든 스트레스는 화로 변한다고 본다.

몸 안에서 생긴 화는 양(陽)을 과도하게 성하게 하는데 이때에는 음(陰)을 써서 적절히 내려 줘야 한다. 울화의 치료제는 음을 보충해 주고 양을 내려 주는 약재를 쓰는 게 기본이다.

채소와 과일은 과도하게 생긴 양의 기운을 내려 주고 음을 북돋워 준다. 인삼 녹용 등은 양기를 보충해 주지만 맥문동, 더덕, 견과류 등은 음을 보충해 주는 보음제다.

울화병에 가장 효과가 있는 약재가 광물질인 호박과 진주다.

호박은 요즘에는 한복 마고자의 단추 등으로 쓰는 일반적인 패물이 됐지만 예전에는 왕족이나 사대부만이 쓸 수 있는 귀한 보석이었다. 진주 또한 구경조차 하기 힘든 귀부인의 전유물이었다.

왕족들은 울증이 심할 때 이 호박과 진주를 함께 가루로 내어 먹었다. 보석을 가공할 때 나오는 가루를 잘 모아 두었다가 먹든가, 심할 경우 차고 다니던 패물을 가루로 내서 먹기도 했다. 요즘 진주는 비싸서 안 쓰지만 호박은 가끔 한약재로 쓰이곤 한다. 민간에서는 화병 치료에 초고추장에 찍어 먹는 굴의 껍데기(모려분), 산(山)대추 씨앗(산조인), 측백나무 씨앗(백자인) 등을 주로 썼다.

사람에게 울화가 계속 쌓이면 불면, 불안, 초조감, 두통이 심해진다. 스트레스나 정신적인 충격을 조금만 받아도 갈등이 심해지고 이것이 적절히 해소되지 않으면 체념에 이르게 된다. 체념 상태가 좀 더 지속되면 우울해지고 심하면 자살까지도 생각하는 것이다.

스트레스가 많은 현대인은 우울증을 잘 겪는다. 약을 쓰기에 앞서 평소 울화를 적절히 풀 수 있는 자신만의 노하우를 개발해야 한다.

윤영석 춘원당 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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