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음 줄이려면 아침 거르지 마세요

  • 입력 2007년 2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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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날씨가 계속되면서 벌써 봄이 성큼 온 것 같다. 점심 후에 춘곤증이 오고 운전 중엔 졸음 때문에 사고가 날 수도 있다. 이럴 때는 일이나 운전을 잠시 멈추고 가벼운 체조로 졸음을 쫓는 것이 좋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따뜻한 날씨가 계속되면서 벌써 봄이 성큼 온 것 같다. 점심 후에 춘곤증이 오고 운전 중엔 졸음 때문에 사고가 날 수도 있다. 이럴 때는 일이나 운전을 잠시 멈추고 가벼운 체조로 졸음을 쫓는 것이 좋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직장인 이혜원(36) 씨는 요즘 운전하면서 쏟아지는 졸음 때문에 큰 사고를 내지나 않을까 두렵다. 밤에 잠을 충분히 잔 것 같은데 낮에 잠이 쏟아진다. 이 씨는 따뜻한 날씨 탓에 때 이른 춘곤증(春困症)이 왔나 싶어 날씨가 원망스럽기조차 하다. 봄 같은 날씨가 이어지면서 춘곤증을 호소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왜 따뜻해지면 졸음이 쏟아질까. 의료계에서는 “춘곤증은 피로병”이라며 “피로를 컨트롤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스트레스-밤잠 부족도 원인

흔히 쓰이는 춘곤증은 전문 의학용어가 아니다. ‘명절 스트레스’처럼 일반인들이 광범위하게 겪는 증상을 표현한 알기 쉬운 말이다. 정확히 말하면 춘곤증이란 증상은 있어도 병은 없다.

많은 사람이 날씨가 따뜻해지면 나른한 피로감을 느끼고 졸음 식욕부진 소화불량 현기증을 겪는다. 따뜻해지면 아무래도 야외 활동량이 늘게 되며 겨우내 움츠렸던 근육이 풀어지는 데다 활동량마저 늘어나 몸이 피로를 느끼게 된다.

날씨가 따뜻하면 사람의 피부 온도도 조금 올라간다. 이때 몸속의 혈액 순환량이 늘면서 신진대사가 활발해진다.

비타민 B1 등 각종 비타민, 무기질 등 영양소의 필요량은 늘어나는데 이를 적절히 공급해 주지 않으면 비타민이 결핍돼 피로하고 졸리기 쉽다.

삼성서울병원 가정의학과 이정권 교수는 “봄에는 비타민 요구량이 겨울보다 3∼5배 늘어난다는 연구결과가 있다”고 말했다.

스트레스가 봄철 피로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삼성서울병원 수면장애클리닉 홍승봉 교수는 “봄이 되면 학생들은 진학, 반 편성 등으로 들뜨고 긴장하게 되고, 성인들은 취업과 인사발령 등으로 스트레스가 많아진다”며 “환경의 변화로 숙면을 취하지 못하는 사람이 는다”고 설명했다.

밤잠 부족도 원인이다. 해가 일찍 뜨기 때문에 자신도 모르게 밤잠이 조금씩 줄어들어 겨울철에 비해 잠이 부족하게 된다.

정보화되고 엔터테인먼트 산업이 발달된 현대사회가 국민의 수면을 빼앗아가고 있다는 주장도 있다.

서울대병원 신경정신과 정도언 교수는 “현대인들은 과거 농경사회나 산업사회 때보다 훨씬 덜 잔다”며 “인터넷, 게임, 위성 TV와 함께 밤을 새우기도 하고 야근, 술 약속 등으로 자정을 넘겨 집에 들어오는 경우가 부지기수”라고 말했다.

피로는 때로 수면장애나 간염, 당뇨, 결핵 등 심각한 병의 초기 증세일 수도 있다. 춘곤증은 2, 3주가 지나면 사라지는 게 보통이다. 이런 증세가 오랫동안 지속된다면 정밀검사를 받아 보는 게 좋다.

잠은 인간에게 축복이다. 자는 동안 낮의 각종 정보가 정리돼 기억력이 높아지고 성장호르몬 분비도 촉진된다. 하지만 낮에도 수시로 졸리다면 그건 재앙이다.

이럴 땐 자신의 수면 패턴 및 생활습관을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사람은 밤에 6∼8시간은 자야 피로를 풀 수 있다. 낮에 잠이 쏟아지는 원인이 밤잠 부족에 있다면 의식적으로 밤에 일찍 자는 연습을 해야 한다.

○졸리다고 커피 많이 마시면 되레 악영향

술 약속은 되도록 하지 말고 일정한 시간에 자고 일어나야 한다. 음주나 흡연은 몸에 피로를 더한다. 졸리다고 커피를 많이 마시면 각성작용 때문에 불면증이 생길 수 있어 조심해야 한다.

또 비타민을 비롯한 영양분을 골고루 섭취해야 하며 아침식사를 거르지 말아야 한다. 아침식사를 거르면 몸이 저혈당 상태에 빠지게 돼 졸음이 온다. 탄수화물 대사를 돕는 비타민B1은 보리, 콩, 땅콩, 잡곡류에 많고 면역기능을 강화하는 비타민C는 과일류, 달래, 냉이 등에 풍부하다.

운전하다가 잠이 쏟아지면 무조건 차를 세우고 자는 게 최선이다. 운전하기 힘들 정도로 잠이 올 때 깰 수 있는 방법은 아쉽게도 없다. 특히 장거리 운전을 할 때는 2시간 간격으로 쉬고 차 밖으로 나가 체조를 하자. 창문을 열어 실내 공기를 환기해 주는 것도 좋다.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신호철 교수는 “피로 증상은 신체에 휴식이 필요하다는 신호”라며 “일을 하면서 적당한 간격으로 휴식을 취해야 하며 한 번에 오래 쉬는 것보다 여러 차례 나눠 쉬는 게 좋다”고 말했다.

하임숙 기자 arteme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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