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의 게임축제 ‘지스타 2006’(9∼12일)이 숱한 화제를 뿌리고 막을 내렸다. 일부 대형업체와 ‘바다이야기’ 파문으로 타격을 입은 아케이드 게임 업체들이 빠져 아쉬움이 남았지만 국제적 행사로 발돋움할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지스타 이전부터 화제를 모은 ‘아이언’과 ‘헬게이트 런던’은 다중접속 온라인 롤플레잉 게임(MMORPG)이 한 단계 진화한 모습을 선보여 게이머들을 열광시켰다. 둘 다 올해 안에 비공개 테스트가 이뤄질 것으로 보여 겨울 시장 최고의 빅뱅 매치가 예상된다.
○ 롤플레잉과 1인칭 슈팅을 동시에
가까운 미래에 악마의 침략으로 초토화된 런던에서 고군분투하는 영웅들의 스토리를 담았다.
헬게이트는 모험과 전투를 통해 캐릭터가 성장하는 롤플레잉 게임 구도지만 1인칭 시점의 슈팅 게임(FPS) 방식도 가능하다. 지스타에서 처음 공개된 캐릭터 ‘헌터’는 실제로 무기를 들고 싸우는 듯 자연스러운 시점의 동영상을 선보였다. 최근 국내에서 가장 인기 있는 분야인 MMORPG와 FPS의 크로스오버인 셈.
기존에 공개됐던 마법사 캐릭터 ‘카발리스트’와 근접전 전용 캐릭터 ‘템플러’도 훨씬 다양한 기술을 추가해 재미를 높였다. 한글화 작업은 국내 배급을 맡은 한빛소프트가 70% 정도 완료한 상태다.
○ 지상전은 물론 공중전도 가능하다
베스트 콘텐츠 부문에서 헬게이트(784표)에 3표가 뒤져 2위에 그친 ‘아이언’. 국내 MMORPG의 르네상스를 연 ‘리니지’ 제작사의 명성을 이어가려는 엔씨소프트의 야심작이다.
리니지가 유럽 중세시대를 배경으로 한 판타지라면 아이언은 천계와 마계 등을 배경으로 하는 신화적 판타지. 세계적인 뉴에이지 뮤지션 양방언 씨가 음악을 맡아 신비감을 배가했다.
아이언은 캐릭터가 날개를 달고 날아올라 공중에서 싸울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매력. 공중전뿐 아니라 비행하며 지상 유닛을 공격하거나 비행 중인 적을 지상에서 요격할 수도 있어 3차원적인 재미를 더했다.
8가지 직업마다 역할과 전략이 달라지며 위기상황에 사용하는 필살기 시스템도 눈에 띈다. 지형이나 기후와 같은 환경요인에 영향을 받는 등 세세한 면까지 꼼꼼하게 챙겨 대작다운 면모를 갖췄다.
게임 시나리오나 캐릭터 생김새 등에 동양적인 분위기가 많이 반영돼 친근감도 상당하다. 엔씨소프트의 지용찬 기획팀장은 “사실감 높은 입체화면에 구현된 천족과 마족, 용족 캐릭터는 동서양 어디서나 익숙하게 다가설 수 있을 것”이라고 자랑했다.
○ 1인칭 슈팅 게임 봇물
올 상반기 상한가를 기록했던 FPS 게임의 인기는 내년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많은 국내 업체가 연말 또는 내년에 베타테스트가 예정된 대작을 지스타에서 공개했다.
효성CTX의 ‘랜드매스’, 엑스박스와 컴퓨터용으로 동시에 개발 중인 웹젠의 ‘헉슬리’는 유닛의 부드러운 움직임과 생생한 그래픽으로 눈길을 끌었다. 네오위즈의 ‘아바’와 ‘크로스파이어’는 속도감 있는 전투를 현실감 있게 전달한다는 평가를 받았다.
‘헬게이트’ 개발자 빌 로퍼 씨 “MMORPG-FPS 게이머 모두가 만족할 것”
―한국에서 헬게이트의 공식 런칭 시기는….
“현재 전체 완성도가 80% 정도여서 정확한 시기를 말하긴 어렵다. 한빛소프트의 직원 2명이 파견돼 한글화 작업이 만족스럽게 진행되고 있다. 세계 동시 발매가 이뤄지지 않더라도 한국은 최우선 발매 지역이 될 것이다.”
―아시아 시장을 어느 정도 염두에 뒀는지.
“아시아, 그중에서도 한국은 게임 분야에서 엄청난 시장이다. 언제나 제일 먼저 고려되는 시장이다. 다만 게임 배경이 영국 런던이라 아시아적인 요소를 넣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아이템이나 캐릭터에 동양의 정서를 반영하도록 노력하겠다.”
―헬게이트가 추구하는 목표와 주 타깃 층은….
“헬게이트는 유저가 임무를 완수한다고 끝나는 게임이 아니다. 수많은 우연성과 변수로 다양한 즐길 거리가 만들어진다. 스토리도 계속 확장 팩을 출시해 추가할 것이다. MMORPG와 FPS 게이머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게임이다. 타깃은 우주 전체다.(웃음)”
정양환 기자 r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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