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의 가을, 머리칼이 낙엽처럼…

  • 입력 2006년 9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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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레이션=황중환 기자
일러스트레이션=황중환 기자
《폭염에 지친 몸을 달래 주는 선선한 바람이 반갑지만 가을은 피부와 머리카락에 우호적이지 않은 계절이다. 여름 내내 땀으로 인한 분비물에 시달리던 두피에 날씨가 건조해지면서 각질이 생기기 쉽기 때문이다. 또 강한 햇빛에 약해질 대로 약해진 머리카락은 두피의 작은 염증에도 쉽게 빠진다. 피부과 전문의들은 “심한 탈모는 의학적 처방을 받아야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빗살이 굵은 빗으로 머리를 빗고, 머리를 잘 말리는 등 생활 습관만 바꿔도 어느 정도 예방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탈모를 예방할 수 있는 일상생활 습관을 소개한다.》

▽무리한 다이어트는 탈모의 적=살을 뺀다고 심하게 굶으면 살이 아니라 머리카락이 먼저 빠지기 쉽다. 삼성서울병원 피부과 김원석 교수는 “무리한 다이어트는 영양 불균형을 초래해 탈모를 자극할 수 있다”며 “각종 영양소가 골고루 들어간 균형 잡힌 식단을 유지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과한 스트레스, 피로, 수면 부족, 술, 담배도 머리카락에는 적이다.

▽매일 샴푸로 감아라=머리를 너무 자주 감거나 샴푸로 감으면 머리카락이 더 빠질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지만 이는 오해다. 머리를 감을 때 빠지는 머리카락은 수명이 다한 머리카락이므로 아깝게 생각할 필요가 없다.

머리를 자주 감지 않으면 두피에 기름때가 쌓여 비듬, 피부염, 모낭염이 생기기 쉽다. 두피 염증은 탈모를 유발한다.

비누보다는 샴푸가 머리카락의 때를 닦아내는 데 효과적이다. 따라서 탈모를 막으려면 샴푸가 비누보다 낫다. 다만 샴푸나 린스는 잘 헹궈내야 한다. 동서신의학병원 피부과 심우영 교수는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면 샴푸 사용자보다 비누 사용자의 머리카락에 때가 확실히 더 많다”고 설명했다.

▽촘촘한 빗보다 성긴 빗이 좋다=너무 촘촘한 빗으로 머리를 빗으면 모발에 손상을 줄 수 있다. 빗살 끝이 둥글고 굵은 빗으로 빗으면 두피와 머리카락의 때가 일부 벗겨지고 일시적 혈액순환에도 도움이 된다.

서울아산병원 피부과 최지호 교수는 “빗끝이 굵고 둥근 빗으로 머리 밑을 약하게 두드려 두피 마사지를 하는 것도 탈모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과하게 두드릴 경우 탈모가 더 촉진된다”고 말했다.

▽젖은 머리카락 방치, 과도한 드라이어 사용금지=머리를 감은 뒤 말리지 않으면 머리카락에 먼지가 많이 달라붙고 습기 때문에 두피에 곰팡이가 생기기 쉽다. 그렇다고 젖은 머리를 드라이어로 너무 오래 말려도 머리카락이 상한다. 이는 모두 탈모의 원인이 될 수 있다.

김 교수는 “머리를 감은 뒤에는 수건으로 톡톡 두드려 물기를 적당히 빼낸 뒤 자연바람에 말리고 드라이어를 짧은 시간 동안만 사용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과한 손질은 노(No)=파마를 자주 하거나 염색, 스프레이, 헤어젤 등을 사용해 머리카락을 매만지는 사람이 많다.

이에 대해 김 교수는 “염색, 스프레이, 헤어젤 등은 모발에 손상을 주므로 가능하면 피해야 한다”고 했다. 반면 심 교수는 “하고 싶은 헤어스타일을 하지 못해 스트레스를 받기보다 하고 싶은 대로 머리 손질을 하는 게 낫다”고 조언했다.

과도한 머리 손질이 머리카락을 약화시킨다는 것은 명확하다. 따라서 스트레스를 받지 않을 정도로 적당히 자제하면서 멋을 내는 게 바람직하다.

▽머리카락을 세게 당겨 묶거나 땋으면 안 된다=머리카락을 묶을 때는 너무 세게 잡아당기면 안 된다. 두피에 외상이 생기면 모근이 자리 잡은 기반이 약해져 탈모가 생기기 쉽다.

▽가족력이 없는데도 심한 탈모라면 병을 의심해야=갑상샘 기능 저하증이 생기면 머리카락이 거칠고 건조하며 잘 부스러져 탈모가 생긴다. 2기 매독에 걸려도 머리카락이 좀 먹은 형태로 불규칙하게 빠진다. 머리에 곰팡이성 무좀인 백선이 생겨도 탈모가 된다. 백혈병, 결핵 등에 걸려도 머리카락이 빠진다. 심한 탈모증이 있다면 ‘가을이라 그러려니…’ 하지 말고 병원을 찾는 게 좋다.

하임숙 기자 artemes@donga.com

▼콩-야채 많이 먹으면 머리카락 덜 빠진다▼

탈모로 고민하는 사람이라면 사골국물, 보신탕, 삼겹살, 갈비 같은 것은 안 먹는 게 좋다.

동물성 지방이 많이 함유된 음식은 동맥경화 등 심장 질환을 일으키기도 하지만 탈모를 유발하기 때문이다.

탈모에도 궁합이 맞는 음식과 맞지 않는 음식이 있다.

소위 ‘대머리’라고 불리는 남성형 탈모는 남성 호르몬이 너무 많이 나와 생긴다.

머리카락은 모낭에서 나온다. 머리카락을 화초에 비유한다면 모낭은 화분이다. 모낭은 머리카락을 잘 자라게 하는 영양성분을 담고 있는 셈이다.

정상 상태에서 모낭 한 개가 머리카락을 2, 3개 담고 있어야 하지만 남성호르몬이 과하면 모낭이 변형돼 나중에는 머리카락을 하나도 담지 않게 된다.

따라서 남성호르몬의 작용을 누르려면 여성호르몬이 많이 들어간 음식을 먹어야 한다. 동서신의학병원 피부과 심우영 교수는 “콩, 두부, 된장, 칡, 야채 등에는 여성호르몬이 들어 있어 남성호르몬을 억제한다”며 “두부가 가득 들어간 된장찌개나 콩나물 무침을 자주 먹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영양 불균형도 탈모를 촉진하므로 5대 영양소가 골고루 들어간 균형 잡힌 식단이 탈모 예방에 도움이 된다.

서울아산병원 임상영양팀 강은희 과장은 “곡류, 생선, 채소, 과일, 유제품을 매일 섭취하는 게 좋다”며 “양질의 단백질을 섭취하기 위해 육류 대신 두부나 생선을 먹는 것도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하임숙 기자 arteme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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