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조인간 로봇 ‘에버원’ 개발… “호호호 사람인 줄 알았죠?”

  • 입력 2006년 5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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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모습이 닮은 인조인간 로봇 ‘에버원’이 4일 공개됐다. 에버원이 허리 숙여 인사하고, 손을 흔들고, 악수하고, 손짓하며 대화하는모습. 기쁘거나 슬픈 표정도 표현할 수 있다. 신원건  기자
사람과 모습이 닮은 인조인간 로봇 ‘에버원’이 4일 공개됐다. 에버원이 허리 숙여 인사하고, 손을 흔들고, 악수하고, 손짓하며 대화하는모습. 기쁘거나 슬픈 표정도 표현할 수 있다. 신원건 기자
“어린이날 좋아하세요?”(로봇)

“좋아합니다.”(정세균·丁世均 산업자원부 장관)

“어린이날을 좋아하신다니 제 기분도 좋습니다.”(로봇)

사람의 외모를 하고 대화도 할 수 있는 인조인간 로봇이 국내에서 처음 선보였다.

여자 연예인 2명의 얼굴을 합성한 이 로봇은 감정도 표현할 수 있다.

산업자원부는 4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교육문화회관에서 인간의 모습을 닮은 로봇 ‘에버원(Ever-1)’을 공개했다.

얼굴뿐 아니라 상반신까지 사람의 모습을 한 로봇은 2003년 일본에서 나온 ‘액트로이드’에 이어 에버원이 세계 두 번째다.

에버원의 키는 160cm, 몸무게는 50kg으로 개발하는 데 1년가량 걸렸다. 이 로봇을 만든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은 35개의 초소형 전기 모터를 사용해 여성의 가는 팔과 작은 얼굴을 표현했다. 팔 동작이 사람처럼 자연스럽다. 일반 로봇에 쓰는 전기 모터는 굵고 길어서 가냘픈 여성의 모습을 구현하기 어렵다.

얼굴과 팔, 몸통은 실리콘으로 된 특수 재질로 감싸 인간의 피부와 비슷한 느낌이 들도록 했다.

이 로봇의 눈에는 영상 인식용 카메라가 장착돼 있어 바로 앞에 있는 사람을 알아보고 눈동자를 움직여 눈을 맞출 수 있다.

입술, 눈, 안면 근육을 움직여 슬프거나 기쁜 표정을 지을 수도 있다.

또 한국어와 영어로 된 400개의 단어를 알아들을 수 있고 간단한 질문에 대답할 수 있다.

생산기술연구원 백문홍(白文鴻) 센서인식연구팀장은 “일본이 만든 로봇에 비해 감정 표현이 다양하다”며 “지금은 다리가 마네킹으로 돼 있지만 내년에는 하반신까지 인간처럼 만들어 앉고 일어서는 동작이 가능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에버원은 내년부터 △백화점이나 할인점의 안내 서비스 △어린이를 위한 구연동화 서비스 △영화의 특수효과 작업 등에 활용될 예정이다.

생산기술연구원은 에버원의 인식 기능을 강화해 못 알아듣는 질문이 나오면 다시 물어보면서 대화가 이어질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에버원의 에버(Ever)는 여성을 상징하는 이브(Eve)라는 단어와 로봇(robot)의 첫 글자를 합친 말이다.

산자부는 10월 18∼22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로봇 전문 전시회인 ‘로보월드 2006’ 행사를 개최한다.


홍수용 기자 leg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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