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국립 전염병연구소, 조류독감 예방백신 첫 개발

  • 입력 2005년 8월 8일 03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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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류독감의 인간 감염을 예방할 수 있는 백신이 미국에서 세계 최초로 개발됐다고 7일 뉴욕타임스와 워싱턴포스트 등 미국 언론이 일제히 전했다.

미국 국립 알레르기 및 전염병 연구소(NIAID)는 4월부터 65세 이하의 건강한 성인 113명에게 실험백신을 투여한 결과 강한 면역반응을 나타냈다고 7일 밝혔다.

인간에게 투여하는 조류독감 예방백신이 개발된 것은 이번이 처음. 타미블루 등 항바이러스제를 치료제로 사용해 왔으나 예방보다는 조류독감에 걸렸을 때 증상을 완화해 주는 정도다.

NIAID의 앤서니 파우치 박사는 “실험 결과가 아주 확실하다”며 “추가적인 실험을 통해 완전한 백신을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미국의 다른 전문가들도 이번 실험이 “범지구적인 전염병(팬데믹·pandemic)으로 인한 파국을 막을 수 있는 중요한 연구”라고 환영했다.

하지만 조류독감을 완전히 정복하기 위해서는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이번 백신이 완전히 인정되려면 65세 이상 노인과 미성년자에 대한 실험에서 성공해야 하며 대량생산을 위한 방안도 마련해야 한다. 실험에 성공하더라도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고 본격 시판에 돌입하기까지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전문가들은 조류독감 바이러스를 방치할 경우 팬데믹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해 왔다. 외교전문지 ‘포린 어페어스’도 최근호(7·8월호) 특집기사에서 “사람 간 감염이 가능한 변종 바이러스가 확산되면 세계 60억 인류 중 약 30%인 18억 명이 감염돼 5000만∼1억 명이 사망할 수도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5일 현재까지 베트남 태국 캄보디아 등에서 112명이 조류독감에 감염돼 그중 57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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