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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4년 9월 16일 18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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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발사 아리랑 2호는 해상도 1m
위성의 성능은 장착된 카메라의 해상도에 주로 좌우된다. 예를 들어 해상도 1m라고 하면 가로 세로 1m의 지역을 한 점으로 인식한다는 말이다. 길이 8m 트럭과 길이 4m 승용차가 서로 틀리다고 식별할 수 있다는 뜻이다.
한국항공대 장영근 교수는 “대부분 외국의 정찰위성은 해상도가 1m급”이라며 “사실 우리나라에는 정찰위성이라고 할 만한 위성이 없다”고 말했다. 아리랑1호의 해상도는 6.6m다. 프랑스의 군사정찰위성 ‘헬리오스’ 2호는 해상도가 1m이고 이스라엘의 ‘오페크’ 5호는 해상도가 1m 이내다. 일본도 작년에 해상도 1m인 위성을 발사해 운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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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스페이스 이미징사의 상업용 위성 이코노스는 해상도가 1m이고 미 국가정찰국(NRO)에서 운영하는 ‘키홀’ 12호는 해상도가 15cm에 달한다. 해상도 15cm면 걸어가는 사람을 구별할 수 있는 정도.
키홀은 평상시 고도 600km를 유지하지만 이라크 전쟁처럼 정밀 촬영이 필요할 때는 고도를 150km까지 낮춰 해상도 15cm의 고해상도 사진을 얻게 된다. 실제 이라크 전쟁 때는 미국의 인공위성 70대가 동시에 동원됐다고 한다.
한국의 경우 해상도 1m의 카메라가 장착돼 지구관측기능이 강화된 아리랑2호가 내년 말 발사될 예정이다.
○밤낮, 날씨에 관계없이 찍는다
아리랑, 키홀, 이코노스 등의 위성에는 광학카메라가 달려 있다. 광학카메라는 일반 디지털카메라처럼 낮에 햇빛을 반사하는 신호를 포착해 사진을 찍는다. 구름이 끼거나 밤이면 사진을 찍을 수 없다. 아리랑1호도 구름이 끼어 북한 양강도 지역을 촬영하는 데 2번씩이나 실패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관계자는 “아리랑1호의 경우 길이나 건물의 윤곽이 뚜렷해 도심지의 변화는 쉽게 알 수 있는 데 비해 산악지방은 형태가 복잡하고 그림자가 나타나 변화가 잘 드러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반면 구름이 끼든 비나 눈이 오든 밤낮 없이 전천후로 촬영이 가능한 위성이 있다. 미국의 래크로스(해상도 1m)처럼 합성개구레이더(SAR)를 장착한 위성이다. 원리는 위성에서 레이더 빔을 직접 쏘아 물체에서 반사되는 신호의 강도를 잰 후 영상으로 구현하는 것이다.
또 적외선 센서로 열을 추적해 대륙간탄도탄이나 로켓의 발사를 감지하는 위성도 있다.
장 교수는 “북한 양강도에 폭발이 있었다면 키홀이나 래크로스를 통해 어느 정도 감지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3대 동시에 떠야 전세계 커버
아리랑1호의 해상도가 6.6m라고 했지만 사실 이 정도 해상도를 내려면 촬영 지역(예를 들어 북한 양강도 영저리) 상공을 정확하게 지나야 한다. 장 교수는 “대부분의 경우 촬영 지역에서 다소 벗어나 위성 몸체를 틀어서 옆을 바라보면서 찍게 돼 실제 해상도는 10m 정도”라고 설명했다.
위성은 해상도가 중요하지만 빔폭도 빼놓을 수 없다. 빔폭은 사진을 한꺼번에 찍을 수 있는 폭을 말한다. 대체로 해상도가 높을수록 빔폭이 좁다. 해상도 1m의 위성이 15∼20km의 폭을, 해상도 5∼10m의 위성은 30∼50km의 폭을 한 번에 찍을 수 있다. 이는 산 중턱에서 지상을 볼 때 시야가 좁지만 높이 올라가면 시야가 넓어지는 것과 비슷하다.
장 교수는 “해상도가 높아 자세히 볼 수 있는 위성과 해상도는 다소 떨어지지만 넓게 훑을 수 있는 위성을 동시에 운영해야 제대로 된 정보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최소 2∼4대의 위성이 같은 궤도에서 돌면 전세계를 커버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대부분의 정찰위성은 남북으로 도는 데 지구는 서에서 동으로 자전한다. 따라서 3대 정도의 위성이 같은 궤도에서 운영되면 세계 전지역을 정찰할 수 있다.
이충환 동아사이언스기자 cosmo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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