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IT세상]김준만-김성희 부부의 건강가전 투자 예찬론

  • 입력 2004년 2월 11일 16시 4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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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고 닦고 정화하고…' 김준만씨 부부가 집에 있는 공기청정기와 청소기를 한데 모아놓고 마주 앉았다. 깔끔함이 유별난 것 아니냐는 질문에 김씨는 '건강을 먼저 생각하는 게 합리적인 것 아닌가요'라고 되물었다. 김미옥기자 salt@donga.com

'쓸고 닦고 정화하고…' 김준만씨 부부가 집에 있는 공기청정기와 청소기를 한데 모아놓고 마주 앉았다. 깔끔함이 유별난 것 아니냐는 질문에 김씨는 '건강을 먼저 생각하는 게 합리적인 것 아닌가요'라고 되물었다. 김미옥기자 salt@donga.com

《“TV는 결혼 이후 그대로지만 청소기는 바꿨죠. 공기청정기도 업그레이드했고요. 건강과 안전을 먼저 생각하는 게 맞는 순서 아닌가요.” 한 유아용품 수입·유통회사의 이사인 김준만씨(34)는 동갑내기 부인 및 네살배기 아들과 함께 서울 강남에서 살고 있다. 올해가 결혼 6년째다. 몇 개월 후면 둘째도 생긴다. “지금 한창 말이 돌아 그렇지 ‘웰빙(Wellbeing)’은 예전부터 누구나 추구하던 것 아닌가요. 건강하고 쾌적하게 오래 살자는 것이죠. 평소에 건강한 환경조성에 조금 더 신경을 쓰고 사는 것뿐이죠.” 건강에 대해 투자를 해 놓으면 ‘병원비’를 아낄 수 있다. 아니 그보다 더 큰 행복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 김씨의 철저한 믿음. 그래서 가전제품을 비롯해 집안에 필요한 생활소품을 구입할 때 항상 우선 순위는 ‘건강’과 ‘안전’이다. 그런 김씨의 집을 찾아가 봤다.》

거실에는 잎이 많은 나무 화분 하나와 소파, 오래돼 보이는 TV와 에어컨이 전부였다. 장식장이 없어 썰렁한 느낌마저 들었다.

그러나 ‘건강한 환경조성에 조금 더 신경을 쓴다’고 한 김씨 집에는 공기청정기가 3대였다. 결혼 초기 첫 아이를 가지면서 1대를 구입했다가 두어달 전에 2대를 추가로 구입했다. 한대는 거실, 한대는 아들 방, 한대는 안방을 차지하고 있었다.

“집이 큰 길 근처에 있어서 창문을 오래 열어 둘 수가 없어요. 이런 상황에서 얼마 전 둘째를 임신하게 되니 ‘아, 이래선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최소한의 환경은 지켜주자는 생각에 과감히 건강 가전에 투자를 했죠.”

건강 가전을 구입한 비용은 TV를 바꾸려는 욕심을 줄이는 것으로 해결했다.

부인 김성희씨(34)는 “요즘 평판 TV가 인기라고 해도 왠지 TV에 돈을 쓰려니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아침 저녁으로 환기를 시키고 공기청정기를 틀어두고 있으면 심리적으로도 안심이 된다”며 웃었다. 여느 집처럼 아이들 때문에 건강관련 가전 제품이 자꾸 늘어난 셈.

공기청정기뿐만 아니다. 청소기도 3개나 된다. 진공청소기와 스팀청소기, 로봇청소기를 함께 사용한다.

“유난스럽다는 얘기를 가끔 듣죠. 그래도 겨울을 지나면서 아이가 감기로 고생을 덜 하는 걸 보니 잘 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도 심했던 먼지 알레르기가 많이 좋아졌구요.”

로봇청소기는 청소를 자주할 요량으로 구입했다. 소음이 있어 불편한 점은 외출을 할 때 켜두고 나가는 방식으로 해결했다. 200만원이 넘는 가격이지만 자주 청소를 도와주지 못하는 미안한 마음에 부인의 배가 불러올 때쯤 큰맘 먹고 샀다.

스팀청소기는 이 집 안주인이 가장 애착을 갖는 청소도구. 가격은 10만원대 초반인데 엎드려서 물걸레질을 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가격대비 효용이 높다는 설명이다.

“바닥에 있는 먼지를 엎드려서 닦지 않아도 되니 임신한 몸으로도 크게 힘들이지 않고 청소를 할 수 있는 점이 제일 좋아요.” 부인 김씨의 말이다.

30대 가장들의 공통점이 있다면 아마도 주말에 운동을 하고 싶어도 아이를 돌보는 일 때문에 시간내기가 쉽지 않은 점일 것이다. 김씨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좀 특별난 유모차를 활용하고 있다. 바퀴가 특별히 크게 만들어진 유모차로 아이를 태우고 조깅을 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제품이다. 자신이 취급하는 유아 상품 중에 그런 유모차가 있었기 때문에 아주 일찍부터 이를 활용해 조깅을 계속하고 있다. 주중에는 바빠서 아이와 놀아주지 못하지만 주말에는 유모차에 태워 운동을 하면서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

김씨가 자신을 위해 투자한 것이 있다면 컴퓨터 모니터다. 전자파가 신경이 쓰여 집에 있는 컴퓨터 모니터를 액정화면(LCD)으로 바꿨다.

김씨는 매일 오전 6시30분경 일어나 회사 근처 헬스클럽을 찾는 것으로 일과를 시작한다. 1시간가량 운동을 하고 나서 8명이 함께 일하는 작은 일터로 출근한다. 회사 사무실에도 공기청정기를 두고 있다. 특이한 점은 2주에 한번씩 직원들과 모두 사무실 대청소를 하는 것. 건강한 삶을 유지하기 위한 작은 노력의 일부다.

한달에 한번씩 있는 회사의 ‘나들이’ 기회도 적극 활용한다. 모처럼 도심을 벗어나 공기 좋고 물 좋은 곳에서 여유를 즐기고 돌아온다.

“잘 먹고 잘 살려면 스트레스 줄이는 게 제일 중요하죠. 하루 종일 스트레스에 시달리면 집에 아무리 좋은 건강 가전제품이 있어도 헛일이죠. 그래서 올 한해는 ‘스트레스 줄이는 방법’에 대해 골몰해 볼까 합니다.”

허진석기자 jameshu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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