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주 강세 “이유있다”…SKT-KTF 증시 '쌍끌이'

  • 입력 2003년 10월 13일 17시 50분


코멘트
13일 약보합세로 마감한 증시에서는 통신주의 상승세가 단연 돋보였다. SK텔레콤과 KTF의 두 무선통신주가 ‘쌍끌이 형태’로 주가를 끌어올리며 시장의 하락세를 막아냈다.

증시 전문가들은 이날 통신주의 강세는 업종 자체의 투자 매력이 다시 부각된 탓도 있지만 무엇보다 증시의 큰 틀에서 본 ‘대안 찾기’의 과정이라고 해석했다.

‘스타주’가 눈에 띄지 않는 증시에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에너지 관련주에서 금융주로, 다시 통신주로 돌고 있다는 것. 증시의 매기(買氣)가 살아있다는 관점을 뒷받침하는 현상으로도 풀이된다.

▽눈에 띈 통신주 오름세=SK텔레콤의 종가는 13일 20만원으로 10일보다 6.10%, KTF는 2만3750원으로 7.95% 올랐다. 유선통신업체 가운데에서는 하락세를 이어오던 데이콤이 모처럼 급반등해 6.88% 올랐다. 이들의 선전에 힘입어 통신업종 지수도 8.20포인트(2.51%) 상승했다.

KTF와 데이콤 등 후발업체의 강세는 일단 이달 말 발표가 예정된 3·4분기 실적 기대감이 일부 반영된 결과라고 통신 담당 애널리스트들은 분석했다. 특히 데이콤의 경우 15일로 예정된 LG그룹의 하나로통신 관련 외자유치안 발표에 따른 기대를 미리 반영했다.

동원증권 양종인 애널리스트는 “KT는 8800억원대 퇴직금 비용을 일시반영해 이번 분기 적자전환이 예상되지만 나머지 통신업종은 실적이 양호한 수준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메리츠증권 전상용 애널리스트는 “SK텔레콤의 실적은 마케팅 비용으로 전 분기보다 소폭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며 “KTF 등은 SK텔레콤이나 KT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실적 기대감이 높다”고 말했다.

▽상승세 이어받으며 돌고 돌아=통신주의 움직임은 실적 기대감과 함께 외국인을 중심으로 투자자의 관심이 순환매 차원에서 옮아온 결과로 봐야 한다는 의견도 많다.

외국인들은 최근까지 한국전력을 집중적으로 매입하고 있지만 유가가 급등하면서 추가 매입에 부담을 느끼는 모습이다.

유가는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가 지난달 22일 배럴당 26.96달러에서 이달 10일 31.97달러까지 오르는 등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따라서 유가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고 아직 저가(低價) 매력이 남아 있는 업종에 관심이 쏠리는 상황이다.

지난주 은행 중심의 금융주가 시장의 관심을 끌어 모은 데 이어 이날 통신주가 부각된 것은 이런 과정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동원투신운용 이채원 자문운용실장은 “최근 증시는 하락 시점에서도 모든 업종이 한꺼번에 무너지는 게 아니라 상승 가능성이 있는 업종별로 돌아가면서 뜨고 있다”며 “한동안 증시 상승세가 가라앉지 않을 근거로 봐도 좋다”고 분석했다.

이정은기자 lightee@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