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물리학자 “마이크로파로 태풍 꺾어라”

  • 입력 2003년 8월 26일 17시 4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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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태양광발전소에서 생산한 마이크로파를 태풍의 아킬레스건인 하강기류에 쏘아준다. 그러면 찬 하강기류가 데워지면서 태풍의 위력이 약화된다. -최은영 동아사이언스기자
우주태양광발전소에서 생산한 마이크로파를 태풍의 아킬레스건인 하강기류에 쏘아준다. 그러면 찬 하강기류가 데워지면서 태풍의 위력이 약화된다. -최은영 동아사이언스기자
생명연장을 실현시키고 원자나 분자 수준까지도 제어하는 첨단과학의 시대. 그러나 인류는 날씨 앞에서 예나 지금이나 무력하기만 하다.

최근 과학자들이 전자파를 이용해 태풍을 약화시키겠다는 야심 찬 계획을 만들고 있다. 미 핵융합 프로젝트를 추진했던 물리학자 버나드 이스트런드 박사도 그중 한 명. 그는 전자레인지에서 쓰는 마이크로파로 태풍의 위력을 약화시키는 방법을 제안했다.

이스트런드 박사는 1980년대 중반 알래스카에 매장된 엄청난 양의 천연가스로 전력을 생산해 마이크로파로 변환시킨 후 태풍에 쏘아줌으로써 위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대담한 아이디어를 제시했다.

이스트런드 박사의 이런 생각은 태풍에 아킬레스건이 존재한다는 데 근거를 두고 있다. 태풍은 따뜻하고 습기가 많은 상승기류가 상공에 있는 차가운 공기층을 뚫고 올라가면서 시작된다. 상승한 공기는 점차 냉각되고 결국 차갑고 무거워지면서 비가 돼 하강한다. 과학자들은 이 하강기류가 태풍 생성의 필수불가결한 에너지 흐름으로 보고 있다.

이스트런드 박사는 마이크로파를 태풍의 아킬레스건인 하강기류에 쏘아주면 차가운 하강기류가 가열됨으로써 태풍의 에너지 흐름이 차단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최근 그는 우주공간에 태양광발전소를 세워 여기에서 태풍을 향해 마이크로파를 쏘면 태풍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놓았다.

그의 태풍제어 기술은 아직 현실에서 실험되지는 않았다. 하지만 슈퍼컴퓨터를 활용한 시뮬레이션에서는 꽤 고무적인결과가 나왔다.

비를 내리게 하는 인공강우와 경제적으로 막대한 피해를 주는 안개의 제거기술도 대표적인 날씨 제어의 분야다. 과학동아 9월호는 태풍 제어, 안개 제거, 인공 강우 3개 분야에 걸쳐 날씨 제어를 특별기획으로 다루었다.

박미용 동아사이언스기자 pmiy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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