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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3년 8월 25일 17시 1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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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도 세대갈등이나 성차별이 있는 현실을 그대로 반영한다. 나이든 사람들의 입지가 젊은 네티즌에 의해 좁혀지고 여성을 비하하거나 놀림감으로 여기는 글과 그림들은 인터넷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
인터넷이 현실세계의 갈등이나 차별을 증폭시키는 촉매가 될지, 아니면 사회구성원의 화합을 유도하는 융화제가 될지는 우리가 얼마나 ‘건강한 인터넷’을 구현하느냐에 달려있다.
| ▼연재목록▼ |
| -정보격차 줄이자 <上>노인-장애인의 소외 |
▽디지털 격차 갈수록 벌어져=인터넷이용률 측면에서 나타나는 연령대별, 지역별, 성별 차이는 뚜렷하다. 정보통신부와 한국인터넷정보센터가 2003년 6월 실시한 ‘정보화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20대와 50대 이상의 이용률 격차는 시간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나이에 따라 인터넷을 배우는 능력에 큰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지역별 이용률에서 대도시와 중소도시는 각 66.1%와 66.4%로 나타난 반면 군 단위 지역은 44.2%로 나타나 그 격차가 약 22%포인트에 달했다.
성별 인터넷이용률 격차는 지역별이나 연령별 격차에 비해 작기는 하지만 조사가 시작된 1999년 이후 11∼15%포인트 사이를 오가며 좀처럼 줄지 않고 있다.
이 같은 정보격차(Digital Divide)는 컴맹이라는 새로운 사회적 약자를 잉태한다. 정보는 현대사회의 핵심자원. 자원접근성에 격차가 발생함으로써 새로운 세대갈등이나 지역갈등, 성차별 등을 낳게 되는 것이다.
정보활용 미숙은 나아가 사회적 커뮤니케이션을 단절하기도 한다.
▽나이든 사람은 ‘강퇴’ 당한다=전자회사인 H사의 B팀장(43)은 최근 ‘술’ 동호회에서 처음으로 채팅을 시도했다가 황당한 경험을 했다. 자신이 갖고 있는 술에 대한 지식과 철학(?)을 소재로 재미삼아 채팅을 시작했는데 상대는 대뜸 ‘몇살?’이라고 나이를 묻더니 ‘43세’라고 하자 ‘엥?’이라는 글자만 남기고 대화방을 나가버렸다.
“‘의사소통을 확대한다는 의의를 가진 인터넷이 잘못된 문화에 푹 빠져있구나’하는 것을 실감했습니다. 점차 설 땅을 잃고 있다는 기분입니다.”
이처럼 세대갈등은 나이든 세대를 몰아내는 양상으로 나타난다.
세대갈등은 현실정치에서 나타나기도 한다. 지난 대선에서 젊은이들이 인터넷을 통해 똘똘 뭉쳐 ‘386 정치’라는 말이 나왔고 선거후 기성세대들은 무력감을 토로했다. 이후 한동안 정치에서의 세대간 대립이냐 아니냐의 논란이 계속됐다.
▽여성비하=인터넷 게시판에서 여성을 비하하는 글을 볼 때마다 기분이 상한다는 정회진씨(34·회사원)는 “출근길에 운전을 서툴게 하는 여자 때문에 지각을 했다는 등의 사소한 글부터 성적으로 비하하는 글을 인터넷에서 자주 본다”고 말했다.
여성학자들은 토론공간에서의 여성 배제를 차별의 주요한 사례로 꼽는다. 남성들의 공격적이고 무례한 언행 때문에 여성들이 위축되며 참여도 꺼리게 된다는 것. 이 때문에 남성우월주의적 인습이 확대 재생산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온라인게임에서도 비슷한 일이 벌어진다. 네트워크게임의 경우 실제 여성가입자는 10% 정도이지만 온라인상에 나타나는 여성캐릭터는 30%를 넘는다. 일부 초보 게이머는 ‘다른 게이머에게서 쉬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서 여성인 척 한다는 것. 연세대 심리학과 황상민(黃相旻) 교수는 “하지만 이들은 인터넷에서도 성차별을 그대로 받는다”며 “온라인게임하는 데 필요한 동맹을 맺으면서 여성을 참여시키지 않거나 참여시키더라도 족장이 되는 것을 허용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극복 방안=사이버문화연구소 김양은(金良恩) 소장은 “세대갈등을 줄이려면 10대와 20대에게 기술교육보다는 인터넷에서 사람을 맞이하는 예법과 자신이 한 말에 책임을 지도록 하는 토론교육을 시키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지역별 격차에 대해서는 “인적구성에 차이가 많아 그 격차를 줄이는 데는 한계가 있지만 주부들이 실생활에 활용할 수 있는 생활정보 등이 많아지면 조금은 나아질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한국여성개발원의 백영주(白英珠) 박사는 사이버공간상의 성차별에 대해 “사이버상의 성폭력이나 성희롱 문제를 먼저 해결해야 차별 문제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여성은 인터넷을 사용할 줄 안다 해도 정보활용 능력면에서 남성에 비해 떨어진다”며 “정부나 관련단체들은 여성을 상대로 한 교육을 더욱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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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진석기자 jameshu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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