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삼 에이즈억제증명…조영걸교수 국제인명사전 올라

  • 입력 2002년 9월 25일 18시 41분


90년대 초 혈우병 환자들의 에이즈 집단감염 원인이 국산 혈우병 치료제라는 연구결과를 국제 학술지에 발표한 울산대의대 미생물학교실 조영걸(趙泳杰·40·사진) 교수가 세계적 권위를 가진 국제인명사전에 등재됐다.

25일 울산대의대에 따르면 미국의 인명사전인 마르퀴즈 후즈후(Who’s Who)는 한국의 고려홍삼이 에이즈의 진행을 억제하는 데 특효가 있다는 사실을 10년간의 연구를 통해 밝혀낸 공로로 조 교수를 최근 등재했다.조 교수는 임상의가 아닌 기초의학을 연구하는 의학자이면서도 지속적으로 에이즈 환자들에 대한 연구를 해 왔다. 특히 97∼98년에는 에이즈 생백신에 대한 연구로 유명한 하버드의대 로널드 디스로지에 교수 실험실에서 연구를 해 국내 에이즈 바이러스 유전자 지도를 처음으로 밝히기도 했다.

조 교수는 90년대 초 혈우병 환자 20여명이 무더기로 에이즈에 감염된 사실이 발견됐을 때 국립보건원에서 공중보건의로 근무하면서 보건원과 조사위원회를 도와 이 사건의 조사에 참여했다. 그는 사건 당시 에이즈에 감염된 동성애 매혈자의 혈액이 국산 혈우병 치료제의 원료로 사용된 사실을 알았고, 국산 혈우병 치료제를 많이 맞은 환자일수록 에이즈 감염률이 높게 나타나자 국산치료제를 강하게 의심했다.

당시 조사가 유야무야 끝나자 조 교수는 93년 울산의대 교수가 된 뒤 에이즈에 걸린 혈우병 환자의 바이러스 염기서열을 분석해 최근 일련의 논문들을 발표했다.

그는 “이번에 나온 유전자 분석은 미국의 최고 권위자들이 한 것으로 당시 역학조사 결과와 이번 분석 결과를 모두 종합해 보면 쉽게 결론이 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조 교수는 29일 이 사건의 재조사에 착수한 조사위원회에서 자신의 연구 결과를 설명하며 10월1일에는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의 국정감사에도 출석해 증언할 예정이다.

신동호 동아사이언스기자 dong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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