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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2년 7월 16일 17시 3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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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균은 현재 효과적인 치료제가 없기 때문에 화상환자나 면역이 약한 환자가 이 균에 감염되면 폐렴과 패혈증(敗血症) 등의 증세로 숨질 수도 있어 의료계가 긴장하고 있다.
연세대 의대 진단검사의학과 이경원(李慶遠) 정윤섭(鄭允燮) 교수팀은 2000∼2001년 전국 28개 종합병원에 입원 중인 환자 7275명의 상처 부위에서 채취한 고름과 가래 등 가검물을 조사한 결과 이 중 654명에게서 현존하는 가장 강력한 항생제인 카르바페넴에 내성을 보이는 녹농균(綠膿菌)과 에시네토균이 발견됐다고 16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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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가운데 82명의 가검물에는 이 항생제의 특정 성분을 파괴해서 무력화시키는 특정효소가 있는 변종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교수는 “조사대상 병원의 60%인 17개 병원에서 검출된 세균에서 항생제를 분해해서 파괴하는 메탈로 베타 락탐마제의 일종인 ‘VIM2’라는 효소가 발견됐다”면서 “이들 효소가 있을 때는 치료가 훨씬 힘들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이 효소는 다른 세균에 침투해서 그 세균을 내성균으로 바꾸기 때문에 특히 위험하다”고 말했다.
VIM2효소로 인해 항성제에 내성을 가진 세균의 존재는 2000년 프랑스에서 처음 보고됐지만 아시아에서는 이번이 처음이다.
국내에서는 1999년 이와는 다른 계열의 세균으로, 당시 최신 항생제였던 반코마이신에 듣지 않는 내성 황색포도상구균(VRSA·일명 ‘슈퍼박테리아’)이 발견된 적이 있지만 이 경우엔 최근 치료제가 개발됐다.
VRSA는 96년 일본에서 처음 발견된 후 미국 프랑스 홍콩 등지에서 6명의 감염사례가 보고됐으며 이 중 2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 교수팀은 최근 이번 조사 결과를 ‘항균제와 화학요법’ 등 미국과 영국에서 발간되는 학술전문지 3개에 잇따라 발표했다.
이진한기자·의사 likeda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