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의학]임신중 흡연, 태아 생식기능 파괴할수도

  • 입력 2002년 7월 5일 11시 49분


임신 중 흡연이 여자 태아의 나팔관을 손상시켜 나중에 생식기능 이상을 가져올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고 영국의 BBC방송 뉴스 온 라인이 4일 보도했다.

영국 리즈대학의 새러 매슈스 박사는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리고 있는 유럽 인간생식-태생학회 연례회의에서 발표한 연구보고서에서 임신 중 흡연이 본인 뿐 아니라 태아의 생식기능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밝혔다.

매슈스 박사는 흡연에 노출된 여자 태아는 수란관(輸卵管)의 발달에 직접적이고 영구적인 손상을 입는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수란관이란 나팔관의 위쪽 3분의 1에 해당하는 곳으로 이곳에서 난자의 수정이 가장 빈번히 이루어진다.

흡연은 골반의 감염 위험을 증가시키며 이에 따라 나팔관이 손상될 위험도 커지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매슈스 박사는 임신 클리닉을 찾은 여성 239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어머니가 담배를 피운 여성은 나팔관 질환 위험이 52.5%로 담배를 피우지 않는 어머니를 둔 여성의 28.8%에 비해 훨씬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매슈스 박사는 이는 출생 전 자궁에서의 흡연 노출이 나팔관 질환 위험을 현저히 증가시킨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하고 흡연은 수란관에 대한 혈액공급을 감소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매슈스 박사는 이 결과는 연령, 음주, 낙태 경험, 자궁외 임신 병력 등 다른 나팔관 질환 요인을 감안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흡연은 난자가 나팔관을 따라 내려가는 길에 변화를 일으켜 난자가 엉뚱한 곳에 착상하는 자궁외 임신을 유발할 수 있는 것으로 과학자들은 믿고 있다.

파리=박제균 특파원 ph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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