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잘 고른 운동화 '발 건강 몸 튼튼'

  • 입력 2002년 6월 23일 18시 10분


◈용도별 운동화 고르기

건강을 위해 지난해부터 매일 아침 한 시간 동안 조깅을 해 온 주부 최모씨(35·여)는 최근 목과 허리가 아파 정형외과를 찾았다.

진단결과 통증의 원인은 신발. 최씨가 조깅할 때 신던 신발은 화려한 패션 운동화였다. 물리치료를 받은 뒤 쿠션 기능이 좋은 조깅화로 바꿔 신고 운동을 하니 목과 허리 통증이 사라졌다.

운동에 대해서는 해박한 지식을 갖고 있어도 정작 운동할 때 신는 신발의 중요성을 간과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최근 유명 축구선수들의 수천만원대 축구화가 화제가 됐지만 ‘발이 생명’인 그들로서는 어쩌면 당연한 일.

운동화는 선수에게는 경기력 향상과 직결되고 일반 사람에게는 운동의 부작용을 막는 데 중요한 것이다.

푸마 안정환 축구화,
프로스펙스 조깅화,
리복 보행용 운동화,
리복 에어로빅화,
휠라 농구화,
휠라 테니스화(위로 부터)

▽운동에 따라 다른 신발 신어야〓무릎이나 허리, 골반의 통증 중 상당수는 비정상적인 신발에 의한 것이다. 서울 강남구 역삼동 신정형외과 신규철 원장은 “신발을 잘못 선택해 충격흡수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 몸이 균형을 잃어버려 목과 허리에 통증이 올 수 있다”며 “콘크리트 바닥을 걸을 때 가끔 머리 뒷부분이 울리는 것은 발뒤꿈치의 충격이 머리까지 전달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신 원장은 “특히 축구나 농구처럼 움직임이 많은 운동을 할 때에는 알맞은 신발을 선택해야만 발의 통증을 줄이고 무릎이나 허리, 목의 통증을 예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피트니스클럽에서 운동할 때는 조깅화가 적당하지만 요즘은 피트니스 전문 운동화도 많이 나와 있다. 여유가 있다면 축구화 농구화 조깅화 등 종류별로 구비해 하는 운동에 따라 바꿔 신는 게 가장 좋다.

▽축구화〓축구는 순간적인 속력이 필요한 운동이기 때문에 신발이 가벼울수록 좋다. 선수들은 일반적으로 300g 정도의 신발을 신는다. 축구는 발 앞쪽과 뒤꿈치에 힘이 많이 들어가는 운동이므로 그 부분에 쿠션이 있어 충격흡수를 잘 해야만 발뒤꿈치에 통증이 생기는 족저근막염 등의 질병을 예방할 수 있다. 운동화 깔창을 손으로 눌러 봐 약간 푹신한 정도가 쿠션 기능이 좋은 것.

축구화를 고를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바닥의 스파이크(징). 스파이크 수가 적으면 하나하나에 미치는 압력이 커져 그만큼 단단히 땅을 파고 들어가므로 상대적으로 덜 미끄러진다. 이 때문에 몸싸움을 많이 해야 하는 수비수는 스파이크 수가 적은 축구화를 신고, 스피드가 생명인 공격수는 지면을 깊이 파고 들어가면 불리하므로 스파이크 수가 많은 축구화를 선택한다. 일반인들은 주로 맨땅에서 축구를 즐기기 때문에 적어도 스파이크가 최소 12개 이상 박혀 있는 신발을 고르는 게 좋다. 스파이크가 알루미늄으로 되어 있는 것은 잔디구장용으로 맨땅에서 착용하면 오히려 큰 부상을 당할 수 있으므로 주의한다.

▽보행용〓걸을 때는 발바닥 앞쪽과 발꿈치에 힘이 많이 가기 때문에 이 부위의 충격을 흡수하는 신발이 좋다. 밑창의 앞부분이 조깅화보다는 좀더 단단해야 한다. 엄지발가락 옆의 뼈가 튀어나오는 무지외반증이 있는 사람들은 볼이 넓고 바닥에 부드러운 깔창이 있는 신발을 선택하는 게 바람직하다.

▽조깅화〓우선 무게가 가볍고 착용감이 좋아야 한다. 달릴 때 몸에 오는 충격은 자기 몸무게의 3배에 달한다. 이런 충격 때문에 발목 무릎 엉덩관절이나 허리에 쉽게 손상을 생길 수 있다. 정강이뼈에 계속 힘이 가해져 골절이 생기기도 한다. 따라서 조깅화를 고를 때도 깔창을 손으로 눌러 약간 푹신한 정도의 쿠션 기능이 있어야 한다.

쿠션은 발의 충격을 흡수하기 위한 것이기 때문에 발과 닿는 부분의 쿠션이 중요하다. 쿠션 기능을 외형적으로 강조해 밑창에 공기가 들어가 있는 신발은 장거리를 뛸 때는 발목을 다치게 할 수 있다. 실제로 이 때문에 병원을 찾는 사람도 있다.

▽에어로빅화〓에어로빅을 하다 발목이나 허리를 다치는 사람도 적지 않다. 발 앞쪽으로 충격이 많이 가는 운동이므로 앞쪽 부위의 쿠션처리가 잘 된 운동화가 좋다.

▽농구화〓농구는 점프력과 순간적인 민첩성이 요구되는 운동이다. 전체적으로 쿠션이 좋아야 하고 발목을 감쌀 수 있는 운동화를 골라야 발목 부위 손상을 예방할 수 있다.

◈좋은 운동화 고르는 법

운동화를 살 때는 늦은 오후 시간이 좋다. 오후에 발이 가장 커져 있기 때문. 운동화 전문매장에서 사는 것이 바람직하다. 값싼 ‘길거리표’는 기능이 떨어질 수도 있다.

운동을 할 때 신는 두툼한 면양말을 신고 간다. 반드시 서서 신어봐야 한다. 걷거나 뛸 때는 발이 앞쪽으로 쏠리게 되므로 신은 뒤 운동화 앞쪽과 엄지발가락 사이에 약간 여유가 있어야 한다.

운동화가 많이 비틀리면 안된다. 신발이 많이 비틀리면 발이 비틀어지면서 엉덩관절이 함께 돌아가게 된다. 이때 허리가 뒤로 과도하게 젖혀지면서 허리 근육에 손상이 생길 수 있다.

반드시 발의 볼 부분에서 운동화가 구부러져야 한다. 그 부분이 너무 딱딱해 발이 잘 구부러지지 않으면 허리와 무릎, 엉덩관절에 무리가 올 수 있다. 양손으로 운동화의 뒷부분과 앞부분을 잡고 손이 맞닿는지 눌러보아 구부러지는 부분을 확인한다.

발 뒷부분을 단단하게 받쳐 주는 부분인 힐카운터를 엄지로 눌러보고 단단한 것을 선택한다. 힐카운터가 단단해야 뒤꿈치를 잘 받쳐 줄 수 있으며 그러면서도 탄력성이 있어야 땅을 디딜 때의 충격을 흡수하여 목이나 허리의 손상을 막을 수 있다.

도움말〓신정형외과 신규철원장

채지영기자 yourca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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