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통부, IMT-2000 사업자 선정을 위한 청문심사 실시

  • 입력 2000년 12월 7일 17시 26분


정보통신부는 7일 IMT-2000 사업자 선정을 위한 비계량 심사과정의 하나인 청문심사를 충남 천안시 유량동 정보통신공무원 연수원에서 실시했다.

연구기관과 시민단체 등에 소속된 IMT-2000 심사위원 18명은 지난 5일부터 정보통신공무원 연수원에서 사업허가신청서를 낸 4개 컨소시엄에 대한 합숙 심사에 들어갔다.

영업과 기술 각각 9명으로 구성된 심사위원들은 이날 하나로통신이 주축이 된 (가칭)한국IMT-2000, SK IMT, 한국통신 IMT, LG IMT 컨소시엄으로부터 각각 사업계획 설명 20분, 질의 응답 20분의 청문심사를 벌였다.

심사위원 18명은 심사가 끝나는 14일까지 외부와 접촉을 끊고 100점 만점에 83점을 차지하는 비계량 심사를 벌인다.

정통부는 비계량심사가 완료되는 대로 최종 사업자 선정결과를 오는 15일 발표할 예정이다.

▶대학입시와 같은 '외부 보안' =심사위원의 합숙 평가는 외부와 사업자의 직접 접촉을 방지하기 위해 결정됐다. 심사위원들은 5일부터 10일간 감금생활에 들어간다.

이날 사업계획 설명에서 심사위원들은 연수원 강당에 칸막이를 설치하고 질문도 서면으로 하는 등 '대학입시의 면접시험'을 방불케하는 장면을 연출했다.

4개 사업자 가운데 1개가 탈락하기 때문에 심사의 공정성을 높여 이권시비 등 잡음을 예방하자는 취지에서다.

정보통신부는 이날 심사과정 일부를 언론에 공개했지만 심사위원 명단을 공개하지 않은 것은 물론 심사위원과 기자들의 접촉을 막았다.

사업자가 사업계획 설명을 마친 뒤 심사위원들은 서면으로 질문서를 만들어 사회자인 정보통신 통신기획과장을 통해 읽게해 목소리도 드러내지 않았다.

연수원 외부와 내부는 사설경비업체 요원들이 외부인의 출입을 철저히 통제했다.

▶여전한 허점=이같은 보안장치에도 불구하고 평가의 성격 자체가 주관적인데다 심사준비 과정 등을 보면 곳곳에 허점이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최종 심사결과에서 막대한 비중을 차지하는 비계량 평가는 뚜렷한 산술적 근거 없이 심사위원들의 주관에 주로 의존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신청법인과 대주주의 자금조달 계획의 적정성에 5점이 배정됐는데 사업 규모와 성격이 각각 다른 기업의 미래 자금 조달을 현재의 시점에서 평가하는 것은 심사위원이 마음 먹기에 달렸다는 것.

또 4점이 배정된 주주구성의 안정성 문제도 무엇을 기준으로 '안정'과 '불안정'을 가릴지 과제다.

이와 함께 사업계획서를 제출한 뒤의 상황도 평가대상에서 제외하는 등 평가가 컨소시엄의 미래가능성 보다는 과거의 실적에 치중하고 있다.

IMT-2000 컨소시엄에 참여한 국내 장비 및 단말기 제조업체 등 중소기업은 2000여개에 달한다. 이런 허점이 표면으로 들어날 경우 후유증이 예상된다.

천안=신일섭<동아닷컴 기자>sis0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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