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로 키워주겠다’ 신인 등용문 사이트 급성장

  • 입력 2000년 11월 19일 18시 09분


‘스타로 키워주겠다.’

인터넷에 등용문 사이트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지금까지는 문예 창작 정도 수준이던 등용문 사이트가 최근 가수 모델 영화배우 개그맨 작곡가 댄서 무협소설작가 칼럼니스트에 이르기까지 각 분야별로 계속 분화하고 있다.

이들 사이트는 오프라인의 ‘등용방식’을 과감히 거부한다. 방송을 타거나 잡지에 오르고 음반을 내야만 스타가 된다는 고정 관념에 도전장을 던지고 있는 것.

▽왜 늘어나나〓인터넷의 급속한 확산과 누구나 값싸고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인터넷의 속성 자체가 등용문사이트의 급성장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등용문 사이트 운영자들은 일례로 요즘 음반 판매량의 급감에서 자신들의 출현 배경을 찾는다. 올해 들어 음반이 팔리지 않는 것은 경기가 나빠 빚어진 현상이 아니라 인터넷에서 각종 음악을 무료로 다운받을 기회가 늘었기 때문이라는 것.

오프라인에 있는 신곡 음반은 MP3파일과 같은 인터넷 음반에 밀려 뒷전에 처진다는 분석이다.

특히 최근 신인 가수의 노래는 처음부터 음반 시장 진입을 꿈꿀 수 없는 형편이며 인터넷에서 검증을 거치지 않으면 오프라인 음반으로 진출할 수 없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이들은 인터넷에서 먼저 성공을 거둬야 오프라인 진출이 가능하다는 논리를 편다.

스타앤스타(www.starnstar.net)의 장민 사장은 “신인 가수 30명이 만든 ‘1999’라는 프로젝트 앨범이 PC통신을 거쳐 폭발적 인기를 얻고 조피디 등 사이버 공간 출신의 가수가 오프라인 무대에 등장한 이후 가수 등용문 사이트의 인기가 폭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스타를 꿈꾸는 지망자들이 쉽게 인터넷을 이용하고 각종 매체가 인터넷 사용환경으로 바뀐 것도 등용문 사이트의 증가 배경.

신인 모델 등용문 사이트(www.modelguide.com)를 운영중인 TSF는 개설 한 달만에 1만2000명의 지원자로부터 온라인 신청을 받고 세 달만에 36만명의 페이지뷰를 기록했다.

▽인기는 계속될까〓인터넷 스타의 산실로 떠오르는 사이트는 최신 솔루션을 응용하며 약진을 거듭하고 있다. ㈜유니어스는 ‘지구침공 시리즈’라는 만화영화를 동화상 카드 메일로 보내는 ‘랄라메일’을 개발해 애니메이션 작가의 데뷔를 돕고 있다.

하지만 수익기반이 다져진 사이트는 아직 찾아보기 힘들다. 아이엠엔터테인먼트의 최재혁 부사장은 “시장 진입이 쉬운 만큼 사업 위험도 크다”며 “최근 생겨난 등용문 사이트의 80% 가량은 오프라인의 업무를 단순히 온라인에 옮겨왔을 뿐”이라고 말했다.

TSF측은 “오프라인 업무를 인터넷에서 제대로 소화할 때 본격적인 수익 모델이 만들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위용기자>viyon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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