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택 IT수출 신기원…휴대전화 6억달러 美洲시장 공계계약

  • 입력 2000년 11월 8일 18시 58분


정보통신 벤처기업인 팬택이 내년 한해 휴대전화 단말기 450만대를 미국과 중남미에 수출한다. 이번 수출계약은 6억달러 규모로 국내 최대규모다.

팬택은 8일 박정대(朴正大)사장이 미국 현지에서 휴대전화 단말기 200만대를 미국 시장에, 250만대를 중남미시장에 모토로라를 통해 판매키로 모토로라 데니스 세스터 수석부사장과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팬택은 이와함께 모토로라 브라질공장에서 생산되는 휴대전화80만대에 대해서는 로얄티를 받기로 했다.

팬택은 특히 이번 수출이 주문자상표부착방식(OEM)이 아닌 자체기술과 설계로 생산 공급하는 자체개발주문생산방식(ODM)으로 국내 통신기기의 경쟁력을 인정받았다고 자평했다.

▽신용이 성공요인=이번 수출계약액은 팬택이 작년 한해 수출한 액수의 23배 규모. 국내에서 연간 휴대전화 단말기 수출한 물량으로도 사상 최대규모다. 팬택이 이같은 거액의 물량을 따낸 것은 파트너인 모토로라가 팬택을 신뢰했기 때문. 당초 모토로라는 금년 팬택이 생산하는 국내물량의 상당부분을 구매하기로 약속했다. 그러나 시장상황이 어려워지자 이를 지키지 않았다. 이 때문에 팬택은 지난7월 공장의 전 라인이 가동중단되는 위기를 맞았다. 팬택은 그러나 불평불만을 하기보다는 자체기술로 신모델을 개발한뒤 이를 모토로라측에 제의, 수출의 물꼬를 텄다.

이 회사 박병엽 부회장은 중남미 지역에 자체개발한 모델을 수출한 것은 기술개발도 중요했지만 모토로라와의 파트너쉽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고 말했다.

▽1달러를 더 받아라=수출계약을 하기에 앞서 협상팀에 떨어진 특명은 모토로라의 제시가격보다 대당 1달러의 로얄티를 더 받으라 는 것. 협상팀은 미국으로 건너가 협상을 벌이다 이 1달러 때문에 과감히 철수했다. 또 미국측 파트너인 모토로라 협상팀도 팬택이 계속 1달러 인상 을 고집하자 한국에서 철수하는 등 협상은 난항을 거듭했다. 그러나 5개월동안 끈질기게 자체개발 을 강조한 끝에 수출가격 인상을 이끌어냈다. 팬택 관계자는 대당 1달러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자체개발한 기술을 인정받았다는 것이 의미있다 고 말했다.

▽연구개발(R&D)만이 살길=팬택이 모토로라와의 협상에 자신감을 가진 것은 기술력. 이 회사는 직원 600여명중 140명이 연구인력이다. 올 한해동안 R&D비용은 매출액의 5%인 150억원. 이 회사는 금년말까지 연구인력을 200명으로 확충하고 연구소를 이전할 계획. 회사측은 연구인력을 지방의 변두리 도시에서 일하라고 하면서 자부심과 자신감을 불어넣을 수는 없다 며 이에따라 서울 한복판으로 중앙연구소를 이전하기로 했다 고 말했다.

<천광암기자>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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