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전화 공짜단말기 기승

  • 입력 2000년 10월 22일 18시 26분


휴대전화 공짜 단말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공짜 단말기는 과열된 휴대전화 서비스 경쟁의 상징. 보조금이 폐지된 뒤 4개월여만에 다시 시장에 나타나고 있어 혼탁양상이 재연될 조짐이다.

인터넷 휴대전화 전문사이트 세티즌(www.cetizen.com)은 최근 휴대전화 가입자 유치 행사를 펼치며 출고가 20만원대의 단말기를 무료로 제공한다고 밝혔다. 세티즌은 018 서비스용 단말기 60대의 경우 아예‘-5000원’에 판매해 마이너스 가격 공세도 펼치고 있다. 최근 대리점 지원금을 활용한 편법 보조금 운용사례가 늘면서 5만∼6만원짜리 단말기가 등장했지만 보조금 폐지이후 공짜단말기가 나온 것은 처음.

세티즌이 판매하는 공짜단말기는 인터넷 브라우저를 내장한 삼성전자의 플립형 단말기(SPH1108). 과거에는 공짜 단말기를 받으려면 2년 이상의 의무가입이 전제조건이지만 세티즌 행사는 가입후 3개월만 이용하면 돼 ‘공짜’ 분위기를 더욱 부추기고 있다.

정보통신부는 최근 휴대전화 사업자들의 대리점 지원을 빌미로 한 단말기 염가 공급행위도 금지대상으로 유권해석을 내린 상태. 그러나 이같은 보조금 편법 지급행위는 단속상의 어려움으로 묵인되고 있다. 업체들의 이런 판매전략에 따라 단말기 가격은 크게 떨어져 당장 소비자에게는 부담이 줄어든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출혈경쟁에 따른 사업자들의 채산성 악화나 자원낭비를 통한 외화유출 등이 고스란히 소비자에게 되돌아온다는 점에서 부작용이 우려되고 있다.

<김태한기자>freewil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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