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캐피털 미녀 3인방]"서울 벤처밸리가 우리 손안에…"

  • 입력 2000년 7월 16일 19시 20분


3명의 미혼 여성들이 벤처의 온상인 테헤란로 서울벤처 밸리를 누비고 있다.

이캐피탈의 김재윤씨(26), 무한기술투자의 신선경씨(27), IMM벤처투자의 서정모차장(27)이 그들. 모두 벤처캐피털 업계에서 내로라하게 활약하고 있다.

벤처캐피털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가장 보람을 느낄 때는 자신들이 투자를 결정한 업체가 성장가도를 달릴 때. 이들 미녀 3인방도 예외가 아니다.

김재윤씨는 외국계 투자은행의 기업금융부에서 일하다 지난해 9월 벤처캐피털에 합류했다. 지금은 수익모델과 성장가능성, 시장규모 등을 분석하는 컨설턴트 역할을 하고 있다. 김씨는 요즘 ‘고기가 물을 만난 듯’ 잦은 밤샘 작업에도 불구하고 일에 대한 열정으로 즐겁기만 하다.

김씨는 “테헤란로의 벤처기업들이 다 내 손 안에 있는 기분”이라며 “우먼파워를 과시할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신선경씨는 벤처캐피털 업계에서 아주 특이한 경력의 소유자. 1996년 인천대 가정관리학과를 졸업하고 의류회사 상품기획 업무로 사회생활을 시작했으나 인터넷이라는 무한한 잠재력에 사로잡혀 곧바로 다니던 회사를 박차고 나왔다. 이후 97년 11월 인터넷 멀티미디어 제작회사에 뛰어든 것이 지금 벤처캐피털 심사역이 된 계기다.

그는 자신이 맡고 있는 투자심사역에 대해 “가능성 있는 벤처를 대상으로 투자 가치를 평가해 관리하는 중요한 자리”라고 일에 대한 강한 애착을 드러냈다.

신씨는 “결혼도 안한 처녀지만 투자한 업체가 성장할 때면 자식이 커가는 것을 지켜보는 것 같아 흐뭇하다”면서 활짝 웃었다.

서정모차장은 외국계 증권사에서 애널리스트로 3년을 보낸 만만찮은 경력의 소유자. 젊은 여성으로서 벤처캐피털의 차장 자리에 오른 것도 예사롭지 않다.

서차장은 현재의 일을 시작한데 대해 “IMF당시 홍콩 금융시장에서 국내 소식을 듣고 참담했다”면서 “외국에서 돈을 벌기보다 국내에 들어와 돈을 벌 수 있는 역할을 해야겠다는 생각에 귀국해 벤처캐피털로 뛰어들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당시 국내 금융시장에 상당한 매력을 느꼈다”며 “IMF 상황에서 돈을 벌 수 있는지 자신의 능력을 시험해 보는 계기로 삼았다”고 덧붙였다.

게임 관련업체 심사를 맡고 있는 서차장은 집에서도 게임을 즐길 정도로 열성이 대단하다.

서차장은 “게임을 통해 남보다 앞서 새 트렌드를 접해두면 새로운 수익모델을 보거나 벤처 경영자를 만날 때 많은 도움이 된다”면서 “게임 자체가 너무 재미있기도 하다”고 일에 대한 만족감을 표시했다.

<신일섭 동아닷컴기자>sis04@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