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IT업체들"한국벤처에 투자하라"…부품조달 겨냥 협력공세

  • 입력 2000년 5월 15일 19시 47분


미국계 컴퓨터 회사의 국내 벤처기업 투자와 지원이 최근 들어 봇물처럼 터지고 있다. 이는 단순한 지분참여 형태가 아니라 협력업체로 끌어들여 시너지 효과를 높이려는 차원에서 이뤄지고 있다.

최근 최고경영자인 마이클 카펠라스 회장이 직접 방한해 한국벤처기업에 1억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밝힌 컴팩측은 현재 관련 업체들로부터 투자 제안서를 받아 심사를 벌이고 있다.

후속 작업을 진행중인 컴팩코리아는 투자대상업체를 선정하면 이들 업체의 해외진출과 판로개척을 위한 마케팅을 지원해주고 제휴 업체군에 포함시킬 방침이다.

인텔도 자회사인 인텔캐피탈을 통해 올해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 80억달러 이상을 투자할 계획을 세웠다.

인텔은 인터넷 관련업체를 중심으로 한국에 투자할 대상업체를 고르고 있다.

한국썬마이크로시스템즈는 국민창업투자 한국벤처금융 CKD창업투자 LG창업투자 동원창업투자 등 5개 창투사와 제휴해 벤처기업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대상 기업은 한국썬이 영업활동을 통해 접하는 벤처기업중 투자유치를 희망하는 곳이다.

한국오라클은 창업초기 벤처기업중 솔루션 개발력을 갖춘 업체를 선정, 자사의 소프트웨어를 무상으로 제공하는 독자적인 벤처지원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컴팩코리아 관계자는 이같이 미국계 컴퓨터회사의 투자가 줄을 잇는 이유에 대해 “초고속 성장중인 국내 정보통신 분야의 벤처기업을 조기에 발굴, 안정적인 부품조달 라인을 확보하려는 이유”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한 벤처캐피털리스트는 “벤처기업의 자금조달이 어려워진 요즘 국내에 외국자본이 몰려오는 것은 싼 값에 투자하려는 의도가 들어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호성기자>ks10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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