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석충돌과 지구 생태계 有關"… 달 돌가루 분석

  • 입력 2000년 3월 17일 19시 09분


달표면의 흙과 돌조각 등을 연구한 결과 운석충돌과 지구상의 생물 변화와 상관관계가 있다는 이색적인 주장이 나와 관심을 끌고 있다. 이 주장은 한편으로 지금까지의 정통적인 견해에 동떨어진 것으로 근거가 없다는 비판도 받고 있다.

미국 뉴욕타임스 사이언스 섹션은 최근호에서 미국 과학자들이 달표면의 돌가루 등을 분석한 결과 운석과 혜성의 빈도와 지구생물과의 관계에 대한 새로운 주장이 제기됐다고 보도했다.

캘리포니아대학 버클리분교와 이 대학 지질연대학센터의 리차드 뮬러박사팀은 71년 아폴로14호가 달에서 가져온 시료를 분석한 결과 두가지 새로운 사실을 밝혀냈다. 이들은 뜨거운 운석이나 혜성이 달표면에 충돌했을 때 흙속에 생긴 작은 유리구슬 155개를 분석해 운석의 충돌시기를 밝혀냈다. 이 결과 35억∼40억년 전 달에 운석이 집중적으로 충돌한 사실을 밝혀냈다. 이 때는 45억년전에 형성된 초기 태양계의 격렬한 활동시기였다. 달표면의 둥글게 파인 운석공은 물과 공기가 없는 달에서는 고스란히 남아 있다.

이 과학자들은 또 예상치않게 4억전부터 달에서 운석의 충돌이 활발해지고 있다는 사실도 알아냈다. 30억년 동안 비교적 조용한 시기를 보낸 뒤 크기는 과거보다 작지만 운석의 공습이 오늘날까지 계속되고 있다는 것이다.

달보다 큰 지구에서는 달에서보다 더 많은 운석 충돌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되지만 비바람에 의한 침식과 지각판의 이동으로 충돌 흔적이 거의 모두 사라졌다. 그러나 달과 행성연구소의 지질학자 폴 스퍼디스박사는 이에 대해 달표면에서 가져온 토양샘플만 가지고 운석충돌 빈도를 정확하게 알 수 없다며 샘플이 잘못됐다면 엉뚱한 결론이 나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보다 더 큰 비판을 부르고 있는 것은 4억년전부터 운석 충돌의 비율이 높아지면서 캠브리아기 지구상 생물의 폭발적 증가와 시기가 일치한다는 주장. 뮬러박사팀은 “운석 충돌이 파국적인 결과를 가져오기도 하지만 생물학적 다양성을 자극하는 영향을 주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고생물학자들은 “생물의 폭발적 증가는 5억년전부터 시작됐다”며 “이들의 주장은 학계의 대세에서 동떨어진 것”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성하운기자> haw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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