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과 18개월 동거' 20代 여성 권위남씨 세계新 도전

  • 입력 2000년 3월 1일 19시 31분


‘인터넷 무인도에 떨어진 디지털 로빈슨 크루소.’

1년 6개월간 인터넷만으로 생활해야 하는 세계 최장의 인터넷 생활체험 프로젝트에 20대 여성이 도전자로 결정됐다.

인터넷솔루션 개발업체 ‘라스21’은 다음달 중순부터 2001년 9월까지 1년반동안 지속되는 ‘디지털 커뮤니티 생활체험 프로젝트’ 도전자에 한국과학기술원(KAIST) 전산학과 박사과정의 권위남씨(25)를 선정했다고 1일 밝혔다. 경쟁률은 무려 2400대 1. 라스21 관계자는 “상장회사 대표이사와 벤처기업 사장을 비롯해 기자 신춘문예당선자 컴퓨터통신작가 방송리포터 건축설계사 농부 등 다양한 계층의 지원자가 몰렸다”며 “인터넷만으로 생활하는 데 있어 어떤 점이 불편하고 부족한지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를 실시해 인터넷 인프라를 보완 발전시킨다는 프로젝트의 목적을 고려해 대상을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권씨는 앞으로 경기 남양주의 전원에 위치한 200평짜리 2층 주택에서 살아야 한다. 초고속 인터넷망이 연결돼 있을 뿐 생활에 필요한 도구와 물건은 모두 인터넷으로 구입해야 한다. 건강을 위해 오전과 오후 1시간씩 외출이 허락되지만 돈을 주고 물건을 사는 아날로그행위는 금지된다.

권씨는 ‘디지털 로빈슨 크루소’로 살아가는 동안 3000만원의 생활비와 정식 직원에 해당되는 월 200만∼300만원의 보수를 받는다. 권씨는 자타가 인정하는 인터넷 전문가. KAIST에서 학사 석사에 이어 박사과정 3년차를 밟고 있으며 초고속통신망 네트워크기술 무선통신 등의 연구에 참여해왔다. 권씨는 “인터넷을 전공하는 학생으로서 인터넷 생활체험 도전자로 선정돼 기쁘다”며 “인터넷이 개인과 사회에 미칠 영향을 연구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보다 편리한 인터넷환경을 구축하기 위해 도전했다”고 말했다. 권씨는 1차 연구과제로 인터넷을 이용해 두 사람이 3차원 공간에서 손을 잡고 대화하는 시스템을 개발할 계획.

<성동기기자> esprit@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