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메가D램 값 12달러선도 돌파…반도체 호황 '절정'

  • 입력 1999년 9월 8일 17시 23분


64메가D램 가격이 드디어 12달러선마저 돌파했다.이에 따라 삼성전자 현대전자 등 반도체업체들은 호황의 절정을 누리고 있다.

두달전만 해도 4∼5달러선에 거래되던 64메가D램의 개당 가격(북미 현물시장 기준)은 2일 10달러선를 돌파한 데 이어 7일 12.75달러까지 치솟았다.

8일 업계에 따르면 64메가D램 가운데 유통물량이 가장 많은 ‘8메가X8 PC-100’의 북미 현물시장 거래가격은 7일(현지 시각) 11.79∼12.75달러를 기록했다.

10달러선을 넘어선 2일의 9.50∼10.27달러에 비해 최고가격 기준으로 불과 5일만에 2.48달러나 상승한 것으로 전문가들조차 너무 빠른 상승세에 놀랄 정도다.올들어 12달러 이상을 기록한 건 이번이 처음.

세계 반도체업계는 10달러선을 돌파한 2일 64메가D램의 개당 가격이 올해 12∼13달러선까지 인상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으나 순식간에 12달러를 넘어서자 아예 예측을 포기한 상태다.

64메가D램 현물가격은 개당 8달러에서 9달러로 올라가는 데 1주일이 걸렸으나 9달러에서 10달러 까지는 사흘,다시 10달러에서 12달러로 상승하는 데는 사실상 이틀 밖에 걸리지 않았다.노동절 연휴로 미국 현물시장이 사흘간 휴장했기 때문이다.가격 오름세가 갈수록 가속화하고 있다는 얘기다.

국내업계 관계자도 “가격이 워낙 빨리 상승하고 있어 지금으로선 어느 선까지 올라갈 지 도저히 예측하기 어렵다”고 털어놓았다.

D램 가격이 이처럼 폭발적 상승세를 지속하는 이유는 수요를 폭발시키는 여러가지 요인이 한꺼번에 겹쳤기 때문.

기본적으로는 Y2K로 인한 PC교체수요와 인터넷사용의 대폭 증가가 큰 원인이다.여기에 신학기 특수가 겹쳤고 크리스마스 특수를 준비하기 위한 PC업체의 사재기도 가격 폭등에 일조하고 있다.

반면 지난해 대폭 구조조정을 단행한 세계 반도체업계의 공급능력은 도저히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다.PC업체의 반도체 재고도 거의 바닥이 난 상태여서 본격적으로 크리스마스 특수가 시작되면 가격은 더욱 급상승할 것으로 업계는 전망한다.〈성동기기자〉

espr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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