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 사랑방」서 부부금실 다지세요』

  • 입력 1999년 7월 12일 07시 39분


‘두살과 세살 연년생 아이를 두고 있는데 글쎄 아내가 9박10일 유럽여행을 혼자 떠나겠다는 겁니다. 어떻게 해야 하지요?’(이모씨) ‘당연히 보내셔야죠. 아이들이야 할머니나 주위 분들이 돌봐 주면 되지 않을까요.’(박모씨) ‘못가게 하면 아마 10년 이상은 시달릴 것 같은데요….’(백모씨)

컴퓨터통신 하이텔의 ‘부부사랑’동호회에 올라있는 통신대화 내용의 일부다. 대화내용과 동호회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부부사랑’은 부부가 회원이 되어 가정생활을 주제로 대화를 나누는 모임.

통신 대화방에 ‘뜨는’ 글은 주제는 같지만 내용은 다양하다. 백모씨의 글. ‘남편에 대한 불만사항을 통신에 올리니 남편의 태도가 바뀌고 나에 대한 서비스도 좋아진다. 말로 하자니 부부싸움이 될 것을 같아 통신에 올리는데 훨씬 효과적이다.’ 이승헌씨(37·회사원)는 “직장이라는 울타리를 넘어 다양한 사람들과 교우하고 가정 직장 부부생활에 대해 대화하고 조언을 들을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현재 ‘부부사랑’의 회원은 전국에 5600명. 그 안에는 20대 신혼부부 모임인 ‘깨소금’과 30대모임인 ‘푸른 솔’, 40대 모임인 ‘팔사모’ 등 많은 소모임이 조직돼 있다.

‘푸른 솔’소모임은 며칠전 ‘번개모임’을 가졌다. ‘번개’는 컴퓨터통신으로 대화를 나누는 네티즌들이 실제 만나는 모임을 뜻하는 단어.

오후 7시 서울 동작구 노량진수산시장의 한 횟집에서 열린 모임에는 10여명이 참석, 술잔을 기울이며 세상사는 이야기를 나눴다.

‘푸른솔’모임장 이영경씨(31·연구원)는 “자유분방한 20대, 여유로운 40대에 비해 30대는 직장에서나 가정에서 가장 바쁘고 힘든 사람들”이라며 “참가자들은 통신을 통해서라도 또래와 어울리려고 모임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부부사랑’에는 ‘자녀와 함께’ ‘세상살이’ ‘행복만들기’ ‘주부마당’ ‘남편마당’ ‘알뜰 슬기방’ 등 코너가 있다.

▼접속하기 ▼

컴퓨터통신 하이텔로 들어가 ‘go bubu’를 치면 ‘부부사랑’화면이 뜬다. ‘푸른 솔’은 ‘소모임방’→‘회원전용방’순으로 들어가야 접속된다.

〈김진경기자〉kjk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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