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청기술 어디까지?]『盜聽 사전에 불가능은 없다』

  • 입력 1998년 10월 15일 20시 02분


‘첨단전자기술을 이용하면 불가능한 도청은 없다.’

작고 음질이 뛰어나며 도청방지장비도 피해가는 첨단 도청기를 세운상가에서 얼마든지 쉽게 구입할 수 있을 정도다.

몇년전만 해도 도청기가 성냥갑 만해 쉽게 찾아냈으나 요즘은 새끼손톱만한 크기로 초소형화돼 육안으로 발견하기 힘들다. 수화기속이나 전화기 밑에 몰래 숨기는 것은 고전적 수법.

사무실에서 나누는 밀담을 알아듣기 위해 벽속에 초음파 도청기를 설치하거나 창문밖에 도청기를 부착해 실내에서는 도저히 찾아낼 수 없는 경우도 있다.

최근 도청방지장치가 널리 보급되자 이를 피해가는 도청기가 인기다.

도청방지업체 S사의 K씨는 “UHF 주파수를 이용하는 도청기는 전압의 변화가 거의 없어 도청방지장치도 속수무책”이라며 “이 경우 도청방지업체에 의뢰해 특수장비로 찾아내야 한다”고 말한다.

통화내용 뿐만 아니라 손가락으로 누른 전화기 버튼의 숫자를 알아내는 도청기도 첩보영화가 아닌 현실로 등장했다. 올해초 전직 은행원 권모씨는 폰뱅킹장치를 도청해 3억여원의 고객 예금을 빼돌렸다가 붙들렸다.

그는 은행 전산실에 몰래 들어가 폰뱅킹 장비에 손가락만한 도청기를 설치하고 은행앞 자동차안에서 극초단파 수신기를 이용해 고객들이 전화기로 계좌번호 비밀번호를 누를 때마다 다르게 울리는 전자음을 숫자로 해독하는 방법을 이용했다.

〈김학진기자〉jean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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