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앨리」를 아나요?…교보뒷골목 벤처창업가 『북적』

  • 입력 1998년 3월 9일 19시 49분


“‘광화문앨리’를 아시나요.”

실리콘밸리나 뉴욕 실리콘앨리도 엉뚱한 사업아이디어를 가진 젊은이들이 허름한 창고에 모인데서 출발했듯이 서울에도 그런 청년사업가들이 여기저기서 맹활약이다. 광화문 먹자골목에 있는 강한빌딩. 이 허름한 건물 2층 사무실마다 한국의 실리콘밸리를 꿈꾸는 젊은이들이 웅지를 틀었다.

95년 9월 이곳에 인터넷카페 ‘넷(NET)’(대표 윤상건·30)이 처음 문을 연 뒤 벤처기업을 시작하는 젊은이들이 하나둘씩 모여 벌써 20명에 이른다.

이들이 이곳에 몰린 것은 인터넷전용선을 마음대로 쓰고 교통이 편리할 뿐만 아니라 임대보증금없이 월세(평당 약 10만원)로 입주할 수 있다는 매력 때문.

외국인 인터넷컨설팅을 하는 JS에이전시의 정용호씨(29). 그는 요즘 인터넷에서 헌책을 사고파는 일명 ‘헌책 아마존’ 사업을 준비중이다. 물론 ‘광화문앨리’의 엄격한 토론을 거쳐 사업의 타당성을 인정받았다. “세계 최대의 온라인 중고 책방을 만들겠다”는 게 그의 비전.

지난해 인터넷 데이터베이스(DB)와 인트라넷 개발업체 소호(SOHO)컨설팅을 차린 이우상씨(35)와 임준형씨(29). 이미 20여개 기업에 전산망을 구축해줄 만큼 빠른 성장세를 타고 있다.

여자의 몸으로 2월부터 재활용 프린터카트리지사업에 뛰어든 화인리필센터의 구진모씨(30). “국제통화기금(IMF)시대를 겨냥, 재활용 프린터카트리지의 인기가 높다”는 그는 밀려오는 주문에 앉아있을 여유조차 없다고.

“교보문고가 도서관, 경복궁이 휴게실”이라고 말하는 이들은 “머지않아 광화문앨리란 말이 고유명사가 될 것”이라며 기염이다. 02―733―7973,02―725―5687

〈김종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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